"근본적 인권을 행사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커비 前COI위원장 “후속회담서 북한인권 다뤄질 전망 어두워”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 최고대표는 18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드 최고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 유엔본부에서 3주 일정으로 개막한 유엔인권 이사회 제38차 정기총회에 참석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중대하고 조직적인 인권유린에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특히 북한주민들은 북한을 떠나려고 시도하거나 해외의 개인들과 통신하는 등 근본적인 인권을 행사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유엔 장애인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고 일부 인권 조약기구들의 정례심사에 응한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 협력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북한에 상대를 가리지 말고 관여를 크게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자이드 대표는 인권이 평화회담의 일부분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의미있고 지속가능한 평화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한 합의가 나오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또 후속회담에서 인권문제가 성공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어두워 보인다고 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최근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성취한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죽고 12만 명이 접근이 불가능한 수감시설에 갇혀있다는 COI 조사 결과를 상기시키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에 대한 중대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탈출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정권의 적으로 공개 처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OI 위원장으로서 모호한 형태로나마 정상회담 합의문에 인권에 대한 약속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다뤄지지 않았다면 후속회담에서 인권문제가 성공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어둡다”고 강조했다.

그는 COI 공청회에 나와 증언했던 사람들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와 유엔을 믿고 자신들이 겪은 고통을 증언했던 이들의 증언이 인터넷에 올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지만 증언에 접근할 수 없는 북한만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김정은이 폐쇄된 북한을 개방하고 유엔 조사관들이 대규모 수감시설을 방문하도록 허용해야 김정은의 말을 존중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김정은이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자칭 성공의 기쁨에 합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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