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5월 방중에 이어, 19~20일 이틀간 공식방문
김정은, 對美협상서 중국 협조 구하려는 듯
니혼게이자이신문 "北 후원자로서 中 강조해 對美교섭 카드 이용 의도"
日 정부 "北 동향에 심각한 관심, 정보분석중"…靑 "北·中 소식 충분히 듣고 있다"고만
외교부, '北中 밀착으로 제재 와해' 우려에 "안보리 결의 이행 의지" 중언부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세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뒤 세번째 북중(北中) 정상회담도 열렸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날 김정은이 현지에 도착해, 20일까지 이틀간 중국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한다고 발표했다. 같은날 오후 중국 외교부도 겅솽(耿爽)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이 19일~20일 중국 방문을 진행한다고 정부 차원에서 확인했다. 

CCTV는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시진핑 주석, 펑리위안 여사 내외를 만나는 모습을 보도했다. 인민대회당 실내에서는 김정은이 시 주석과 함께 중국군 의장대도 함께 사열했다.

북중 외교 관례상 북한 최고 지도자가 방중 후 귀국하기 전에 중국 정부가 방문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은의 방중은 올해 3월25~28일 베이징, 5월 7~8일 다롄 방문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이번 방문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전하고, 대미 협상에 관한 중국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 사실을 이례적으로 즉각 확인한 데 이어, 오후 중 관영매체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사진도 공개했다.(사진=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 캡처)
중국은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 사실을 이례적으로 즉각 확인한 데 이어, 오후 중 관영매체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사진도 공개했다.(사진=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 캡처)

앞서 김정은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할 때 전용차 등을 실어날랐던 북한 화물기가 이날 오전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방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북한 화물기 '일루신-76'은 이날 오전 평양을 출발해 오전 8시40분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착륙했다.

이와 별도로 김정은이 북한 내부시찰 때 이용하는 안토노프(An)-148기종인 고려항공 251편 특별기 1대도 이날 오전 평양에서 이륙해 오전9시30분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김정은이 직접 조종하는 모습이 이전에 공개됐던 기종으로, 안전성이 뛰어나 국내 시찰용으로 주로 쓰인다. 항속거리는 홍콩, 상하이 정도까지 갈 수 있다.

김정은의 비행기가 서우두 공항에 착륙한 직후인 오전 10시20분쯤 검은색 승용차 20여대가 사이드카 호위와 함께 중국의 국빈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台, 조어대)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조어대 주변에는 다수의 공안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김정은이 이르면 19일 비행기로 베이징에 도착해 시 주석에게 미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사를 밝힌 대가로 제재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김정은이 이와 관련해 중국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미북간 고위급 협의가 이번 주 중 열릴 전망이어서 김정은은 방중기간 시 주석과 대미교섭 방침을 사전에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후원자로서 중국의 존재를 강조해 비핵화를 둘러싼 대미교섭 카드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각료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북한의 동향에 심각한 관심을 가지고 정보 수집 및 분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정은 방중 사전 인지 여부에 관해 청와대는 김의겸 대변인이 "북한과 중국의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충분히 소식을 듣고 있다"거나 "우리 정부의 정보 수집능력이 상당하구나"라고 자평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노덕규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북중 관계 밀착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노 대변인은 "정부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여러 계기에 안보리 결의를 성실하고 전면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오고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제사회와 협력 하에 안보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오고 있다"고 '안보리 결의 이행'이라는 수사를 재강조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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