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공로는 언급 안해…김의겸 靑대변인 "與 뺀 것 아냐, 靑 직원 상대로 말했기때문"
文 "분열·지역·색깔론 정치 끝났다…靑 도덕성 사고 거의 1건도 없었다" 자평도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6·1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한 데 대해 "그런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 모두와 내각이 아주 잘해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아주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국정에 대해서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아주 기쁜 일"이라면서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서라거나 대통령 개인기가 그런 결과를 갖고 왔다고 말씀하는 분도 있지만 온당치 못한 얘기"라며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는 일이고, 대통령이 뭔가를 잘했다면 또 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면 그것은 함께한 청와대 비서실이 아주 잘했다는 것이고, 함께한 문재인 정부 내각이 잘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물론 부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내각도 부처별로 부족한 부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하나의 팀으로서 청와대 비서실, 하나의 팀으로 문재인 정부 내각이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며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 간에도 하나의 팀으로 아주 잘 해주셨다고 본다"고 치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님, 정의용 안보실장님을 비롯한 비서실 직원 모두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며 "이낙연 총리님을 비롯한 내각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선거의 실질적인 주체인 더불어민주당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선거압승의 공신으로 여당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여당 압승이 일부 주류 여론조사업체들이 1년간 발표해 온 '대통령 지지율 70~80%' 프레임에 기댄 측면이 적지 않고, 특히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 1년여 전 탄핵에 이어 보수야당을 심판한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분석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가 이날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아주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국정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언급한 것도 높은 국정 지지도가 압도적인 선거 승리로 귀결됐다는 인식이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수석보좌관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여당의 성과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관해 "대통령께서 한 모두 발언 중 일부 보도가 대통령 뜻과 거리가 있었다"며 "대통령 말씀은 일단 전제가 여당 압승이다. 민주당이 치른 선거다. 민주당이 자신들 당의 이름으로 후보를 내세워 당 깃발 걸고 선거 나서서 승리했다. 그 역할 뒤에 청와대와 내각이 있다면 그 역할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고 여당이 빠졌다고 해석을 말아달라. 대통령의 취지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모두 선거 전반적으로 아울러서 말했다기 보다는, 이게 공개 회의 아닌가. 영상을 통해 청와대 직원 상대로 말한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 직원들 상대로, 청와대 파견 정부부처 공무원 상대로 언급한 점이 전제"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그런 지역주의 정치, 그리고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그런 분열의 정치는 이제 끝나게 됐다"며 "그리고 그런 지역주의 정치, 분열의 정치구도 속에서 정치적 기득권을 지켜나가는 정치도 이제는 더 이상 계속될 수 없게 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소야대 아닌가 우리가 정치세력이라는 면에서는 결코 다수의 세(勢)를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는 더 높다. 상대적으로 조금 작은 도덕적 흠결만 보여도 국민들로부터 훨씬 많은 질타와 비판을 받게 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스스로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국민들이 바라는 중요한 국정 과업을 제대로 해낼 수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지난 1년간 도덕성 면에서 청와대는 거의 한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우리가 자부할 수 있다"며 "2년차를 맞이해서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도덕성 면에서도 한번 더 자세를 가다듬어야 되겠다"고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야권에서 헌법 개정 논의 당시 제안한 총리 추천제에 대한 반대 입장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총리 추천제를 주장할 때 제가 '그렇게 된다면 이 총리 같은 좋은 분을 과연 총리로 모실 수 있을 것인가'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며 "그런 추천제를 통해 협치를 잘하자는 뜻은 알지만, 우리 정치 문화가 성숙한 문화 갖추고 있다면 협치를 잘할 이상적 제도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같은 국회 상황에서는 이 총리같이 좋은 분을 모시기가 힘들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또 "부처도 이 총리님을 비롯해 정말 잘해주셨다. 개개인들로도 다 잘했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나의 협업으로 잘해주셨다"며 "오늘 이 시간까지는 청와대 비서실도 선거 결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아주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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