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적 권리 빼앗는 행위 규탄받아야…일방적 이익 추구하면 관계 오래 못가" 엄포
"공공연한 침략·전쟁행위는 타국 힘의논리, 강권, 내정간섭 질서때문" 강변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관영 조선중앙통신, 선전매체 동원해 대대적 주장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17일자 6면 논설 

북한 김정은 정권이 17일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평등'한 관계를 요구하며 "건전한 국제관계발전의 근본 원칙"이라고 강변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이날 '자주, 평등, 호상(상호)존중은 건전한 국제관계발전의 근본 원칙'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내 이같이 주장했다. 이 논설은 관영 조선중앙통신, 정부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산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도 실렸다.

로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록이라며 "자주와 평등, 호상존중의 원칙에서 대륙별, 지역별 협조를 강화해 세계자주화 위업을 전진시키는데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발언을 전했다.

신문은 자주, 평등, 상호존중을 거듭 명기하며 "인류의 지향을 반영한 시대적 요구"라거나 "현 시대의 절박한 력(역)사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주권의 호상존중이 없이는 나라들 사이에 진정한 협조와 교류를 실현할 수 없고 공고한 국제관계를 수립할 수 없다"면서 "오늘 제국주의자들은 군사, 경제적 우세에 의거해 다른 나라들의 자주적 권리를 무시하고 강권과 전횡을 부리면서 저들의 일방적인 요구를 내리먹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와 민족들의 자주적 권리를 빼앗으려는 행위는 마땅히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아야 한다"며 "평등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국제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요구로 나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일방적 리익(이익)을 추구하는 나라들 사이의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면서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침략과 전쟁행위들이 공공연히 감행되고 혼란이 일어나는것은 다른 나라들의 국가주권을 롱락(농락)하는것을 례상사(예삿일)로 여기는 힘의 론리(논리), 강권과 전횡, 내정간섭의 낡은 질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신문은 "우리 공화국은 지난 시기 적대관계, 대립관계에 있던 나라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 나라를 우호적으로 대한다면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려는 립장을 시종일관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북한 정권의 관영·선전매체들을 동원한 대(對) 한국·일본 내정간섭과 비방이 일상화된 가운데, 북한이 타 국가에 대고 '자주권 상호존중'을 내세워도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정권이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 강화로 자금줄에 큰 타격을 입어 협상장으로 나왔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북한에서 '평등'한 협상 관계를 요구하는 것도 '현실 부정' 수준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 북핵 폐기, 북한인권문제 해결 여론과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되는 데 대해 '일방적 이익 추구'로 규정하고 부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자신들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관계는 오래 갈 수 없다"고 미국 측에 에둘러 경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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