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고 죽은게 아냐, 대선 때 안철수·유승민 표만 이번에 '좌파 2 : 우파 1'로 분해돼"
"가출했다가 은근슬쩍 돌아온 사람들이 '반공 노선 때문'이라며 밥상 뒤엎어"
"홍준표 제일 잘못한 건 막말이 아니라 '탈당파' 조건없이 받들어 모신 것"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재선 국회의원.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재선 국회의원.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재선 국회의원(現 경기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이 17일 "(지방선거에서) 졌다. 그렇다고 죽기까지 한 건 아니다"며 "이번 지선에서 궤멸한 자들은 우파가 아니라 소위 중도파"라고 분석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선 결과에 대해 우파 한국당이 궤멸된 것처럼 난리다. 좌파만 떠드는 게 아니고 평소 우파라 자처하던 자들도 아무 생각없이 그 소리를 카피(베끼기)한다"면서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차 전 의원은 "더불당(더불어민주당)의 판박이 전신인 열린당(열린우리당)은 12년 전 지금의 한국당보다 더 많이 졌다. 스스로를 폐족(廢族)이라 자처했다"며 "그런데 생각도, 사람도 전혀 안 변하고 고스란히 돌아와 정권까지 먹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우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얼마나 걸릴까 시간의 문제는 있겠지만"이라고 전제하며 "이번 지선에서 궤멸한 자들은 우파가 아니라 소위 중도파들이다. 대선 때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후보, 21.41% 득표)와 유승민(바른정당 후보, 6.76% 득표)이 얻었던 표는 이번 지선에서 공중분해돼 좌파와 우파가 2대1로 나눠 가졌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실시된 17개 시·도 비례대표 광역의원 선거 상 정당득표율의 전국 평균을 봤을 때 한국당이 26.35%를 득표, 바른미래당이 7.09%를 득표해 단순 합산할 경우 33.44% 정도의 반문(反문재인) 표심이 확인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9 대선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득표율은 24.03%로, 여기에 안철수·유승민 후보 득표율을 합산한 28.17%의 3분의1(약 9.4%)을 더하면 이번 지방선거로 드러난 '국민 3분의1' 반문 표심에 근접하다.

차 전 의원은 "한국당이 망하는 꼴을 학수고대하던 자들이 입을 모아 '시대착오적인 반공(反共)노선과 친(親)재벌 기득권 옹호 노선 때문'이라고 몰아붙이는데, 그 사람들에게 미래당(바른미래당)이 (광역-기초단체장·국회의원 0석으로) 망한 이유를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나갔다 들어온 사람들이 호들갑"이라며 "가출했다가 배고파서 은근슬쩍 돌아왔으면 조용히 근신할 것이지, 밥상을 뒤엎고 난리친다"고 옛 '탄핵 찬성파' 일부 정치인들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홍준표(전 대표)가 제일 잘못한 것은 막말이 아니라, 이 사람들을 조건없이 받아들여서 받들어 모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 전 의원은 다만 "한국당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중대한 결함이 있고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렇다고 궤멸까지는 아니다"면서 '중대한 결함'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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