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성의 자유로운 세상] 웃픈 노동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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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6.17 11:10:59
  • 최종수정 2018.06.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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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참사에 폭우, 생산가능인구 감소, 정부의 마중물 역할 노력에 못 미치는 기업과 시장의 펌핑 부족 등을 원인으로 지목한 정부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 내년 적용될 최저임금 15% 인상, 노동조합 설립과 노동이사제 의무화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앞당길 것
박기성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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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격적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웬만한 일은 무덤덤해졌지만, 2018년 5월 고용동향은 정말 충격적이다. 취업자 증가폭이 2월부터 10만명대로 급감한 후 5월에는 급기야 10만명 미만으로 떨어져 1년 전에 비해 고작 72천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교육서비스업・제조업・도소매업・시설관리업・숙박음식업에서 332천명이 감소했고 판매직・생산직이 261천명 감소한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통상임금범위의 확대, 비정규직의 강제적인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최근에 시행된 정책들이 취약계층의 노동수요를 크게 감소시킨 것을 보여 준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1998년 경제위기 이후 매년 62천명씩 추세적으로 감소해 왔으나 2017년 6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후 증가하고 있다. 농림어업의 생산성이나 매출이 급증하지 않은 상황에서 취업자가 추세를 뛰어넘어 62천명 증가한 것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탈락하거나 들어가지 못하고 124천명(62천명+62천명)이 떠밀려서 농림어업에 취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공행정 및 국방 취업자가 86천명 증가한 것은 공립학교 교사 등을 제외한 순수한 공무원이 증가한 것으로 민간부문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전체 취업자 증가 72천명 중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62천명 증가와 공공행정 및 국방 취업자 86천명 증가를 제외하면 민간 비농림어업 취업자는 오히려 76천명 감소한 것이다. 민간 비농림어업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4월 12천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이자 최대 폭의 감소이다. 민간 비농림어업 취업자가 각 1년 전에 비해 2014년 5월 554천명, 2015년 5월 490천명, 2016년 5월 219천명, 2017년 5월 349천명 증가했던 것과 대비하면 문재인 정부의 지난 1년간의 일자리정책은 명백한 실패이다. 2016년 늦가을부터 작년 5월 대선까지의 탄핵사태 동안 노동시장 성과는 상대적으로 좋았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이 탄핵에 정신이 팔려 경제에 간섭을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고용참사에 대해 정부는 폭우, 생산가능인구 감소, 정부의 마중물 역할 노력에 못 미치는 기업과 시장의 펌핑 부족 등을 원인으로 제시하면서 변명하고 있다. 이걸 페이소스라고 할까? 아니면 블랙코메디라고나 할까?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이 정부가 이 정도에서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할 것 같지 않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이번 기회에 끝까지 밀어붙였으면 하는 야릇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달부터 근로시간이 최대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된다. 이 역시 노동비용을 상승시켜 노동수요를 크게 감소시킬 것이다. 특히 취약계층에게는 ‘설상가상’이 될 것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15% 이상 인상은 ‘금상첨화’가 될 것이고, 여기에 30인 이상 모든 사업체에 노동조합 설립과 노동이사제를 의무화하면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이번 고용동향에서 알 수 있듯이 정책의 성패는 시행 후 3-6개월 정도면 판명이 난다. 문재인 정권이 ‘칠종칠금’의 결기로 이 정책들을 연이어 시행한다면 1-2년 후에는 이 정권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심판(CVIJ: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Judgment)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 가지 진짜 궁금한 것이 있다. 그때가 와도 ‘물개박수’를 치는 사람들은 있을 터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박수를 칠지가 말이다.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는 이 길 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웃픈 현실이다.

박기성 객원 칼럼니스트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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