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박선영, '졌지만 잘 싸웠다...'선명한 자유민주'로 주가 더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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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06.15 17:15:15
  • 최종수정 2018.06.16 12:27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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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서울교육감선거 모두 3파전 '악재' 불구 2위 굳혀 역량 입증
어설픈 타협없는 '자유민주주의' 선명성으로 승부, 자유우파 존재감 부각

'졌잘싸', 풀이하자면 "졌지만 잘 싸웠다"고 격려하는 신조어가 있다. 승패와 상관 없이 의미있는 전투를 치른 데 경의를 표한다는 뜻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지사 선거판의 중심 서울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내걸고 투신한 시장(김문수)·교육감(박선영) 두 후보에 어울리는 말이다. 일찍이 이례적으로 높은 여론조사상 당·청 지지율, 대북 대화국면 급전개로 '우파 궤멸'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최일선에서 활약한 공로를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왼쪽부터) 김문수 자유한국당 전 서울특별시장 후보(前 경기도지사)와 박선영 전 서울특별시교육감 후보(前 국회의원, 동국대 교수).
(왼쪽부터) 김문수 자유한국당 전 서울특별시장 후보(前 경기도지사)와 박선영 전 서울특별시교육감 후보(前 국회의원, 동국대 교수).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23.3%를 득표해, 52.7%의 표를 얻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현 당선인에게 크게 패했다.

다만 이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9.5% 득표 3위)까지 포함, 서울시장 선거 사상 23년 만의 3파전이 끝까지 이어지면서 야권 표가 두 갈래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17개 시·도에서 유력 후보 3자간 대결이 펼쳐진 곳이 서울뿐이었기도 하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지난해 5.9 대선 당시 이상의 지분을 재확인하고, '서울 2위'를 달렸던 안철수 후보를 3위 후보로 밀어낸 점은 정치적 성과로 거론된다.

5.9 대선 당시 서울 1~3위 득표율로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42.34%),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2.72%), 홍준표 한국당 후보(20.78%) 순이었다. 전국 평균으로는 홍준표 후보(24.03%)가 안 후보(21.41%)를 앞섰지만 서울에서는 패배한 것이었다.

이처럼 한국당은 서울 3위 정당으로 시작한 데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모집 단계에서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홍정욱 전 의원·황교안 전 국무총리·김병준 전 총리 후보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줄줄이 고사해 '서울시장 후보를 못 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었다.

당내에서 "공천권자인 홍준표 당대표 본인이 출마하라"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위기는 역력했다. 하지만 대구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으로 있던 김문수 후보가 지도부의 '구원투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제대로 된 선거전(戰)조차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불식시켰다. 20대 총선 수성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두번째로 당의 부름에 응한 것이었다.

서울시장 선거에 등판하기에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김 후보는, 후보로 추대된 뒤에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피감기관 갑질 외유 의혹에 따른 사퇴 촉구 ▲드루킹 등 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 특검 촉구 등에 적극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웠다.

선거 대표 구호로 "서울은 자유다"를 내걸고 자유한국당 후보임을 각인시켰다. 문재인 정부 주도의 사회주의 식 헌법개정에 반대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고 호소한 것은 물론 숨 쉴 자유, 새 집 짓고 살 자유, 기업 할 자유, 교통지옥으로부터의 자유 등 자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려는 데 아낌없이 목소리를 냈다.

청년세대를 주 타겟으로 비관주의를 확산시키는 소위 '헬조선' 의식 조장을 두고 "세월호(참사 이후)처럼 저렇게 굿판을 벌이는 자들, 물러가라"고 직언(直言)하기도 했다.

안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언론 등에서 계속 제기될 때도 '안 후보의 행보와 가치관이 자유민주주의 정체성에 부합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결국 단일화 실패로 선거판에 '바람'을 일으키지 못해 대패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되지만, 야권에서 어떤 노선이 더 많은 지지를 확보하는지를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박선영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반(反)전교조, 교육과정에서의 자유 경쟁을 중시하는 보수 우파 후보로 나서 36.1%를 득표하고 2위로 패배했다. 이는 좌파 조희연 교육감 당선인(46.5% 득표)에 10.4%p 뒤지는 성적이지만, '중도'를 표방한 조영달 후보(17.2% 득표)와의 3파전이 벌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선영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으로 일찍이 얼굴이 알려져 온 조희연 후보를 과반 미만 득표에 그치게 하는 등 상당한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출직 경력이 없는 후보와 '초보 캠프'가 이룬 기대 밖 성과라는 이야기도 있다.

우파로서 상당한 선명성을 지닌 후보로서 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그의 고군분투가 더욱 부각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제18대 국회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낼 당시 북한인권운동에 투신, '탈북민 북송 반대 11일 단식 투쟁'을 벌인 보기 드문 행동가 출신이다.

정치권을 떠나서는 동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가, 교육감 선거가 다가오면서 우파 인사들의 부름에 응했다. 우파 단일화 과정에서 적잖은 애로를 겪었지만, 본선 후보 등록과 함께 극적인 단일화가 성사돼 짧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총력전을 벌였다.

선거전 때 박 후보는 전교조 청산과 학력 향상을 대표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박 후보는 "모든 경쟁을 죄악으로 몰아붙이는 전교조식 획일주의는 인간의 가능성, 노력, 영혼을 갉아먹는 악성종양일 뿐"이라며 "도전과 성취의 꽃을 피우는 자유민주주의 교육을 기필코 완성하겠다"며 비타협적인 우파 노선을 견지했다.

'학생인권조례 전면 개편'도 공약하면서 "학생인권조례가 있다고 해서 학생들 인권이 신장되는 건 아니다"며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을 책임지고, 가르치며, 길러내는 건 교사들 권한"이라고 교권 신장에 역점을 둔 바 있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를 자살로 내모는 인권조례는 더 이상 인권조례일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초등학교 교실에서 동성애자들 축제장면이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상영되는 곳이 어찌 교실일 수 있겠나"라며 학생인권조례에서 비롯된 동성애 조장·특권화 논란에도 비판적 의견을 보탰다. 정치적 우파는 물론 기독교계를 아우르는 지지를 받은 것으로 관측돼, 낙선의 아쉬움이 한층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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