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宋 자진사퇴 거부하면 해임 안건 이사회에 상정하는 방안도 논의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친(親)노동조합 성향을 드러내며 논란을 일으킨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회장단 회의를 15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개최했지만 결론을 짓지는 못했다.

이날 경총 회장단은 송 부회장에게 자진사퇴를 권했지만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경총은 송 부회장이 자진사퇴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해임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2일 경총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송 부회장은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날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를 요구한 회장단에게 '사퇴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총을 이끄는 손경식 회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나서면서 현장의 기자들과 만나 송 부회장의 해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해임이라는 말은 너무 각박하네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문재인 정권 후 임명된 손 회장은 지난 11일 송 부회장에 대한 경질 요구가 빗발치던 상황에서도 송 부회장 거취를 결정할 회장단 회의 개최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경총 회장단은 손 회장과 송 부회장을 비롯해 24개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등 총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회의에는 손 회장, 송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박진선 샘표 사장, 백우석 OCI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송영중 경총 상임부회장.(연합뉴스 제공)

지난 4월 10일 취임한 송 부회장은 광주제일고, 고려대 법학과 졸업 후 제23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무원이 됐고 주로 고용노동부에서 근무했다. 경영자를 대표하는 단체인 경총에 고용부 출신 관료가 처음으로 부회장으로 오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송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편 문제는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노동조합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경총 내부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송 부회장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사무실에 약 7일가량 출근을 하지 않으면서 업무 마비를 야기한 적도 있다.

경총 내부에서는 송 부회장의 소신과 철학이 경총의 정체성과 역행하고 있는 것에 유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송 부회장이 경총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송 부회장이 무단으로 결근한 것에 대해서도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행동이 있었는데 이 또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송 부회장이 경총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이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이유는 경총에서 노조를 대변했다는 점과 무단으로 결근했다는 것 외에도 임원의 인사처리를 아무런 상의없이 진행해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행동과 언행을 하고 있는 송 부회장은 내부 직원들과 심각하게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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