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회담으로 위치 달라져, 일종의 '숨쉴 틈' 조성 필요…北核위협 우려는 계속"
"연합훈련, 北으로선 도발적…우리로선 기량 훈련하고 동맹과 상호연동 위한것"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사진=연합뉴스)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사진=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14일(현지시간) 미북정상회담 이후 북핵 문제에 관해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우리가 주요 훈련들을 중단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정말로 협상에 진지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발언했다.

미 폴리티코, CNN방송 등에 따르면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출신인 해리스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군복무 40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과의 평화가 가능해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으로 북한 정권에 일종의 '숨쉴 틈'을 줘 협상의 진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해리스 지명자는 "전직에 있을 때 나는 군사 훈련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매우 강력하게 얘기했다. 특히 2017년 그랬다"면서도 "지금 우리는 2017년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터뜨리고 거의 닥치는 대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었다"며 "전쟁이 임박한 건 아니어도 분명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북정상회담 이후 오늘 우리는 상당히 다른 위치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나는 과거에도 김정은의 무릎을 꿇리는 게 아니라 그가 제정신을 차리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한국시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사상 첫 미북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훈련비용 문제와 함께, 연합훈련이 북측에는 "도발적"이라는 논거를 댔었다.
  
해리스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훈련을 '도발적'이라고 표현한 것에 관해 "북한과 중국 입장에서는 분명 우려 사항"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로선 기량을 훈련하고 동맹인 한국과 상호연동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기 및 준비 태세 훈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결정은 행정부나 국방부에 달렸기 때문에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일부 훈련이 잠정 중단되더라도 "한국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철통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미북정상회담 이후로도 미국이 북핵 위협에 관한 우려를 계속해야 한다며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협은 더이상 없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해리스 지명자는 "협상을 계속하며 김정은이 협상에 진지한지 아닌지 평가하기 위해 일종의 숨쉴 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훈련 중단이) 우리에게 그렇게 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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