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11명 포함으로 알려졌으나 정우택 外 상당수 "명단 포함 허락한 적 없다"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참패를 예상한 출구조사가 발표된 지 2시간 도 안 돼 집단으로 홍준표 당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당내 모임의 출범 배경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7시40분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현 지도부가 사퇴할 때까지 당사에서 농성한다고 밝혔다.

비상행동 대표 격인 구본철 전 한나라당 의원은 "홍 대표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 사퇴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제부터 당 재건과 보수대통합을 위해 비상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회원들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된 6월13일 오후 7시40분쯤부터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쳤다. 오후 6시 한국당의 선거 참패를 알린 방송3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지 1시간30분여 만이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회원들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된 6월13일 오후 7시40분쯤부터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쳤다. 오후 6시 한국당의 선거 참패를 알린 방송3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지 1시간30분여 만이었다.(사진=연합뉴스)

비상행동은 또 '자유한국당 재건을 위한 선언문'도 발표해 "보수우파에 있어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패배가 현실이 됐다. 탄핵과 대선패배, 그리고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까지 가게 된 상황에서 처절한 반성이 없었던 우리의 오만과 무지가 이런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규정했다. 

"당은 창조적 파괴와 재건 그리고 보수 대통합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보수가치의 실현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도 밝혔으나, '보수가치' 노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홍 대표에 대해서는 "당권농단", "1인 독재체제", "저질스런 언행"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며 사퇴를 종용했다.

비상행동 측이 공개한 회원 명단에는 이주영‧원유철(5선) 정우택‧유기준·나경원(4선), 정양석‧박맹우‧이완영(재선), 윤상직‧정종섭‧김성원(초선) 등 현직 의원 11명의 이름과 전현직 원외 당협위원장 등까지 52명이 올라와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우택 의원이 이 모임을 주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원유철‧이주영‧유기준‧정양석‧이완영‧나경원‧박맹우‧김성원 의원 등 상당수가 "명단에 관해 사전에 연락받거나 허락한 적이 없다"며 명단에서 즉각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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