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참패로 나라 통째로 넘어가, 모두 내 책임…단합해 新보수정당 거듭나길"
오전 중 劉 사퇴 회견 "정체성 논란 가장 심각…폐허 위 적당한 가건물 지어선 안돼"
安 이르면 15일 부인과 출국 "딸 박사과정 졸업식 참석, 예정된 것"

6.13 지방선거 결과 참패한 야권(野圈)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는 "우린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국민 여러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이처럼 사퇴를 선언한 뒤, "부디 한마음으로 단합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신(新)보수정당으로 거듭나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그는 고개 숙여 인사하면서 사과의 뜻을 표하고, 추가 언급 없이 회의장을 퇴장했다. 오후 중에는 대구 북구을 지역구 당협위원장직도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4일 오후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6.13 지방선거 참패 관련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뒤 고개 숙여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4일 오후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6.13 지방선거 참패 관련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뒤 고개 숙여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은 광역단체 17곳 중 대구·경북만 사수하고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밀려, 앞서 홍 대표가 약속한 '6석 미만 당선 시 사퇴' 약속 이행 여부에 눈길이 쏠렸다.

결국 홍 대표가 직을 사퇴하면서 당분간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사퇴서를 내 지도부 와해 수순을 밟고 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거나 김성태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을 진행할 전망이다.

회의에 배석한 김 원내대표는 일단 구체적 입장에 대해선 말을 아끼며 "앞으로 당 진로와 당 수습, 보수 재건과 당 변화를 이끌 여러 가지 준비를 지금부터 착실히 하겠다"면서 "내일 (오후 2시 비상 의원총회에서) 구체적으로 (향후 계획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 모든 걸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국회도 빨리 원 구성뿐 아니라 우리 당 진로와 당 체제에 대해 이번 선거를 통해 성난 국민의 분노를 저희들이 어떻게 답할 것인지 냉철하고 치열한 논쟁과 결과를 갖고 명확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역·기초자치단체장 후보 '0석'을 기록한 바른미래당에서는 대주주 격인 안철수 전 의원·유승민 공동대표가 2선 후퇴했다.

앞서 유승민 공동대표는 14일 오전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선거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가장 먼저 사퇴를 선언했다.

유 공동대표는 전날(13일) 선거 결과에 대해 "보수가 무너진 상태가 그대로 보여진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보수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말했다. 당의 패배 원인으로는 "당이 통합하고 화학적 결합이 안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체성 논란이 가장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였다"며 "당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꼭 바로잡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고민하겠다"며 "그 속에서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백지 상태에서 생각해보겠다"며 "폐허 위에서 적당히 가건물을 지어서 그것이 보수의 중심이라고 이렇게 이야기해서는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개혁보수의 길만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려 적당히 타협하지 않겠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변화의 길로 가겠다"고 노선을 밝혀뒀다.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 19.6%를 득표하고 3위 후보로 패배한 안철수 전 의원은 전날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 후 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부족한 저에게 보내준 과분한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이 시대에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겠다.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부인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이르면 오는 15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미국에 머물며 선거 패배 이후의 차기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 설희씨의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한 방문으로, 이미 예정돼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졸업식 참석은 원래 예정돼 있던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를 복기하고, 앞으로의 거취 등을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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