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탄탄한 경제 성장세 바탕으로 기준금리 인상 단행
이미 휘청이는 아르헨티나…美연준 추가 금리 인상에 '울상'
한미 간 금리 차 확대…자본유출-대출금리 상승 등 견인
이주열 韓銀 총재 "국내 영향 크지 않을 것…통화정책 변화 고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지난 이틀간(현지시간으로 12~13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1.75~2.00%로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것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인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연합뉴스 제공)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에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보다 빠르게 목표치에 다가서고 있고 실업률과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을 결정한 연준이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인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지난 12일 밝힌 바 있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8%로 상향 조정했고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실업률은 계속 하락해 연말에 3.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강세에 힘입어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세 번에서 네 번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예정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가 현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활동 장려를 위한 통화 정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정상적인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금융시장의 자본 유출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부채와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신흥국들의 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수준의 미국 금리에서도 자본유출과 자국 화폐인 페소화 가치가 급락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3년간 500억 달러(53조4750억 원)를 지원받기로 한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일부 신흥국 경제는 외화 유출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달러화 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는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해 달러화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38%, 터키 리라화는 21%, 브라질 헤알화는 12%, 남아프리카 랜드화는 8%, 인도 루피화는 6%가량 가치가 급락했다.

이번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한미 간 정책금리는 지난 3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10년 7개월 만에 역전됐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동결(연 1.50%)한 바 있다.

자본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움직이기에 국내에 투자된 달러가 빠져나갈 가능성은 한미 간 금리 차 확대가 높이고 있다.

또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이들이 보유한 대출이 부실화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 정도로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유출이 촉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일부 취약 신흥국 금융불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지만 상황이 가변적이어서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각국에서 포착된다.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국중앙은행(BOE) 등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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