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공동성명 '한반도 비핵화-北안전보장'...CVID 빠져
트럼프 "주한미군 지금 감축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한국에서 미군 데려오고 싶다"
트럼프 "한미연합훈련 중단-조만간 종전선언 있을 것"
공동성명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김정은, 합의문 서명 직전 "세상은 중대한 변화 보게 될 것"
백악관, 확대정상회담 후 "발표할 만한 진전 있다"
확대회담에 美 폼페이오 켈리 볼턴-北 김영철 리수용 리용호 배석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이후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이후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첫 미북(美北)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미북관계 정상화, 6.25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이 포함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는 명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70년 전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에서 사망하였고 미군도 수만명 사망했다. 그리고 아직 정전협정 종식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보장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전쟁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많은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군사)훈련엔 도발적인 면이 있다"며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김정은 위원장은 완전하고 흔들림없는 비핵화를 한반도에 가져올 것이라고 확언했다"며 "김 위원장은 이미 상당부분의 핵무기,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합의문에 이미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 핵실험장은 이제 굉장히 신속하게 파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선 "주한미군은 지금은 감축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한국에서 미군을 데려오고 싶다"며 "주한미군은 지금 논의에서 빠져있지만 미래에 협상을 봐야한다"고 했다. 이어 "워게임(war game)에는 굉장히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며 "한국이 기여하는 바가 있지만 100% 비용을 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괌에서 한국으로 날아가 폭탄을 투하하는 연습을 하는데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든다. 그리고 매우 도전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이런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제재는 그대로 이행될 것"이라며 대북 최대 압박 캠페인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 임하면서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정중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300여개 조항에 달하는 제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 위원장은 북한주민들을 위해서 위대한 미래를 만들 것"이라며 "누구든지 전쟁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용감한 자만이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북한에 돌아가고 있는데, 북한에 도착하는대로 많은 북한주민들에게 안전과 행복을 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김정은은 굉장히 옳은 일을 하고 싶어하고 굉장히 영리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NBC 기자가 '김정은은 자국민 굶주리게 하고 가족들 살해하기도 했는데 왜 그사람을 재능이 많다고 하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재능이 많다. 26살의 나이에 그런 업적을 세울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웜비어의 죽음은 끔찍한 일이었지만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특히 북한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웜비어의 부모님께도 말씀 드렸듯 오토 웜비어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북한에 어떤 체제안전 보장을 할 것인가'란 질문엔 "32,000 주한미군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쟁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많은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습같은 경우 도발적인 면이 있기도 하다"고 했다. 

합의문에 CVID가 언급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선 "언급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 미북간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고 북한의 보장을 언급했다"며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 언급을 했다"고 대답했다. 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국제기구 등에 의한 사찰에 참여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완벽한 비핵화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이미 핵을 포기하겠다고 했다"며 "CVID의 구체적인 내용을 합의문에 담지 않을 것은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핵실험장을 방문할 것이고 폼페이오는 북측 담당자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스케줄에 대해선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과학적으로 비핵화에는 특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비핵화를 시작하면 더 이상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지 때문에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선 "유가족들이 전사자들의 시신과 유해를 회수하고 싶어한다"며 "마지막 순간에 논의했는데 6천 건에 달하는 미군의 유해가 본국에 송환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잔혹하게 자국민을 억압하는 문제에 대해서 김정은이 어떻게 말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인권문제는 사실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다른 지역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일인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하겠다. 나는 김 위원장이 변해야 하고 또 변할거라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협적인 태도를 취하고 싶지 않다"며 "북한은 이미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 등에 280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바로 휴전선과 접하고 있다"며 "3~5천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이 달린 문제로 그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당한 시기에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청할 의사가 있다"며 "김 위원장도 나의 초청을 수용했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미북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는 명시되지 않았다.

공동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과 영속적이고 탄탄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관한 이슈들에 대해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진지한 의견교환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미북관계의 수립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과 상호간 신뢰 구축이 한반도 비핵화를 증진시킬 수 있음을 확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의 내용을 공표한다"고 했다.

미북 정상이 이날 공동합의문에서 밝힌 주요 합의 사항 4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미북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commit to establish new U.S.-DPRK relations in accordance with the desire of the peoples of the two countries for peace and prosperity).

2. 미국과 북한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다(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will join their efforts to build a lasting and stable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

3. 북한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Reaffirming the April 27, 2018 Panmunjom Declaration, the DPRK commits to work towards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4. 미국과 북한은 이미 신원이 확인된 유해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발굴 및 수습에 나설 것이다(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commit to recovering POW(Prisoner Of War)/MIA(Missing In Action) remains, including the immediate repatriation of those already identified).

양 정상은 이어 공동합의문에서 "역사상 최초인 미국-북한 회담이 두 나라 사이 수십년 간의 긴장과 적대감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대단한 중요성을 갖는 획기적인 이벤트라는 점을 이해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 공동합의문의 조항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했다"며 "미국과 북한은 미국-북한 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국무부장관 마이크 폼페이오와 북한 당국자 간 추가 협상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부터 양 정상은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총 약 140분간 단독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을 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집중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에 앞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문서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며 "이 문서는 굉장히 포괄적인 문서이고 오늘 우리는 아주 훌륭한 회담을 가졌고 또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 약 두 시간 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데 그 시간에 기자들에게 (합의문 내용이) 배포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역사적인 만남에서 과거를 접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서명을 하게 된다.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과 같은 자리를 위해 노력해 주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후 양 정상은 짦은 악수를 나누고 각자 합의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아까도 말했지만 매우 이는 포괄적인 문서이고 양측이 그 결과에 대해 대단히 만족할만한 결과"라며 "이 문서에 서명하고 만남을 갖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선의를 가지고 노력했고 많은 준비작업이 있었다. 양측에서 작업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폼페이오 장관뿐 아니라 북한 측 여러 참가자분들께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둘 다 뭔가 해내고 싶어했고 둘의 특별한 관계가 시작됐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여러가지 아주 중요한 문제 해결을 시작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감사드린다"며 "오늘 우리 만남은 그 누가 기대했던 것보다, 누가 예측했던 것보다 좋은 만남이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앞서 이날 오전 9시 4분(한국시간 오전 10시 4분) 중립국인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만난 건 역사상 처음이다. 

양 정상은 이날 단독회담 약 35분-> 확대정상회담 약 95분 총 약 140분간 한반도 비핵화를 집중 논의했다. 이어 참모진들이 배석한 업무오찬이 이어졌다. 양 정상은 오찬 후 단 둘이 호텔 안을 산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 후 취재진들에게 "오늘 환상적 만남이었다. 정말 좋았다"며 "서명할 것이다. 잠시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전 9시 4분, 美北정상 사상 첫 만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각각 오전 8시1분(한국시간 오전 9시1분)과 오전 8시12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과 세인트리지스 호텔을 출발했다. 회담장에 먼저 모습을 보인 쪽은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을 태운 벤츠 차량은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카펠라 호텔에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9시 59분쯤 회담장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붉은색 넥타이에 짙은 감색 수트 차림이었다. 김정은은 인민복 차림으로 왼손에 검은색 서류철을 들고 있었다.

오전 9시(현지시간)가 조금 넘은 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각각 6개씩 교차로 배치된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에서 서로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무표정한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띤 채 담소를 주고받으며 약 10초간 서로의 손을 잡았다. 김정은은 "만나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Nice to meet you, Mr. President)"이라고 말했다. 

이후 두 정상은 약간 경직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한 채 사진촬영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촬영이 끝난 후 김정은의 어깨를 가볍게 치며 환담장으로 이동을 권했다. 두 정상은 환담장을 향해 나란히 걸어갔다.

이날 정상회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수를 통해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두 정상은 최소한 악수 이상의 성과를 이번 회담에서 도출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황폐한 북한시민들과 북한의 핵 위협 아래 살아가는 주변국의 수천만 명을 비롯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환담장에 들어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향해 "만나게 돼서 영광"이라며 "전혀 의심없이 좋은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 우리한테는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 때로는 눈과 귀를 가렸다"며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맞다(That's true)"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또 다시 3초간 악수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엄지를 올려 보였다. 김정은은 왼팔은 의자 팔걸이에 올린 채 몸을 약간 기울여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례없는 두 정상간 만남은 양국 모두에게 '성공'이라고 부를만 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지도자와 마주 앉은 첫번째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며 김정은은 세계무대의 그의 자리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美北정상, 35분간 단독회담 후 95분간 확대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첫 만남 이후 10시 55분(한국시간)까지 약 35분 동안 단독회담을 가졌다.   

예정보다 약 10분 일찍 단독회담을 마친 양 정상은 발코니로 나와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양국은 곧이어 참모들과 함께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 직후 "매우 매우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자신과 김정은은 "훌륭한 관계"라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김정은과 "큰 문제, 큰 딜레마를 해결할 것이다. 함께 협력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환한 표정으로 회담장 밖으로 나와 손을 흔들어 보였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김정은은 단독정상회담을 마친 후 확대정상회담장으로 걸어가던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과학 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발코니를 걸으며 대화를 나누다 수 차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기자들에게 세 차례 '비핵화'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취재진이 김정은을 향해 '비핵화를 하실 거냐' '미스터 김, 당신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냐' 등 질문을 던졌으나 김정은은 반응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동하면서 기자들이 쏟아내는 질문을 무시했다고 전했다.  

곧이어 확대정상회담이 시작됐다. 미국 측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튼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북한측에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이 배석했다. 확대정상회담 이후에는 정상 간 업무오찬이 이어졌다.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후 김정은은 "오늘을 기회로 거대한 사업을 시작해볼 결심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정상회담에 대한 어떤 회의론도 극복하겠다" "이 자리에 마주앉은 건 평화의 전주곡" "오늘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훌륭한 출발"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CVID 착수 시 전례없는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은 회담 의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미북회담, 발표할만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美北정상, 오찬 후 단 둘이 산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일 오전 12시 40분경(한국시간) 약 95분간 진행된 확대정상회담을 마치고 업무 오찬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오찬 후 카펠라 호텔을 산책했다. 

오찬은 한식이 포함된 코스요리로 알려졌다. 메인메뉴는 한국식 대구조림, 쇠갈비, 볶음밥 등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햄버거는 이날 메뉴에 오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시절이던 2016년 김 위원장과 회의 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참모들도 오찬에 함께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 매슈 포틴저 NSC 부보좌관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정은 주변으로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광상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전 당 재정경리부장)이 앉았다.

앞서 확대정상회담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여정도 이날 오찬에는 참석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시각 오전 9시부터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전 5시 27분부터 트위터에 연달아 세 건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27분쯤 올린 첫 글에서 “양측 참모들과 대표단 사이의 회담은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미북 정상 간 최종 결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진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싱가포르 시각 오전 6시 4분쯤 트위터에 “내가 회담을 한다는 사실이 미국에 중대한 손실이라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패자들이 말한다”며 “그러나 인질들이 돌아왔고 (핵미사일) 실험과 연구, 그리고 모든 미사일 발사가 중단됐다”고 했다. 이어 “나더러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하는 이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런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우리는 잘 될 것이다”며 미북회담에 대한 회의론과 비판적 전망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이어 오전 5시 53분쯤 또 다른 글을 올려 미국 증시가 오르고 실업률이 최저 수준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5시) 폭스뉴스와의 단독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하와이와 괌을 거쳐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정은의 귀국 일정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김정은이 이날 오후 3시 돌아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회담은 길고 긴 과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아침 회담장으로 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대면은 향후 이어질 어려운 일의 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얼마나 멀리 갈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다음은 2018.6.12. 트럼프-김정의 미북공동합의문 전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2018년 6월 12일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미국과 북한의 관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포괄적이고, 심도있고, 진심이 담긴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 안정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새로운 미·북 관계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것을 확신하며, 이러한 양측의 자신감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 내용에 합의한다.

1.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미-조 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

2.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다.

3.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이미 확인된 전쟁 포로 유골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와 실종자의 유해 복구를 약속한다.

역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은 두 나라의 수십년간 지속된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행사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공동 협약의 조항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한다. 이후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진행하는 고위급 실무 회담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실행에 옮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미-북 관계 형성과 더불어,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번영·안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PRESIDENT DONALD J TRUMP OF THE USA CHAIRMAN KIM JONG UN OF THE STATE AFFAIRS COMMISSION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ELD A FIRST HISTORIC SUMMIT IN SINGAPORE ON JUNE 12, 2018

PRESIDENT TRUMP AND CHAIRMAN KIM JONG UN CONDUCTED A COMPREHENSIVE, IN-DEPTH AND SINCERE EXCHANGE OF OPINIONS ON THE ISSUES RELATED TO THE ESTABLISHMENT OF US-DPRK RELATIONS AND THE BUILDING OF A LASTING AND ROBUST PEACE REGIME ON THE KP. PRESIDENT TRUMP COMMITTED TO PROVIDE SECURITY GUARANTEES TO THE DPRK AND CHAIRMAN KJU REAFFIRMED HIS FIRM AND UNWAVERING COMMITMENT TO COMPLETE DENUKE OF THE KP.

CONVINCED THAT THE ESTABLISHMENT OF NEW US-DPRK RELATIONS WILL CONTRIBUTE TO THE PEACE AND PROSPERITY OF THE KP AND OF THE WORLD, AND RECOGNIZING THAT MUTUAL CONFIDENCE BUILDING CAN PROMOTE THE DENUKE OF THE KP, PRESIDENT TRUMP AND CHAIRMAN KJU STATE THE FOLLOWING.

1.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COMMIT TO ESTABLISH NEW US-DPRK RELATIONS IN ACCORDANCE WITH THE DESIRE OF THE PEOPLES OF THE TWO COUNTRIES FOR PEACE AND PROSPERITY
2.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WILL JOIN THEIR EFFORTS TO BUILD A LASTING AND STABLE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
3. REAFFIRMING THE APRIL 27, 2018 PANMUNJOM DECLARATION, THE DPRK COMMITS TO WORK TOWARD COMPLETE DENUKE OF THE KP
4. THE US AND THE DPRK COMMIT TO RECOVERING POW/MIA REMAINS, INCLUDING THE IMMEDIATE REPATRIATION OF THOSE ALREADY IDENTIFIED.

HAVING ACKNOWLEDGED THAT THE US-DPRK SUMMIT – THE FIRST IN HISTORY – WAS AN EPOCHAL EVENT OF GREAT SIGNIFICANCE IN OVERCOMING DECADES OF TENSIONS AND HOSTILITIES BETWEEN THE TWO COUNTRIES FOR THE OPENING UP OF A NEW FUTURE, PRESIDENT TRUMP AND CHAIRMAN KJU COMMIT TO IMPLEMENT THE STIPULATION IN THIS JOINT STATEMENT FULLY AND EXPEDITIOUSLY. THE US AND THE DPRK COMMIT TO HOLD FOLLOW-ON NEGOTIATIONS, LED BY THE US SECRETARY OF STATE MIKE POMPEO AND A RELEVANT HIGH-LEVEL DPRK OFFICIAL, AT THE EARLIEST POSSIBLE DATE TO IMPLEMENT OF THE OUTCOME OF THE US-DPRK SUMMIT.

PRESIDENT DONALD J. TRUMP OF THE USA AND CHAIRMAN KJU OF THE SAC OF DPRK HAVE COMMITTED TO COOPERATE FOR THE DEVELOPMENT OF NEW US-DPRK RELATIONS AND FOR THE PROMOTION OF PEACE, PROSPERITY AND SECURITY OF THE KP AND OF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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