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이후 단속 심해져...종교활동 억압 가속화

중국 시골 교회의 예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시골 교회의 예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당국이 한국인의 중국내 기독교 선교활동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중국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 시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남성 2명이 지하 교회를 세워 선교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중국 당국은 이날 현지의 지하 교회도 급습해 중국인 10여 명을 체포했다. 지하 교회는 당일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초 북·중 접경인 동북3성 랴오닝(遼寧)지역에선 한국인 선교사 5명이 현지 당국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데 이어 같은 달 중순 8명이 추방되는 등 올들어 최소 16명이 추방됐다.

이들 중에는 중국에서 10년 이상 머물며 선교활동을 펼친 선교사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이들에게 열흘 정도의 말미를 주며 귀국준비를 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에도 동북3성 거주 한국인 목사·선교사 수백명을 귀국시켰고, 이로 인해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등지의 한국인 교회 다수가 문을 닫거나 폐쇄됐다.

외국인이 중국에서 종교 조직을 세우거나 선교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하기 전에는 단속의 강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시진핑 집권 후 '당의 영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공산당 독재체제에 심대한 위협이 되는 중국 내 지하 교회에 대한 단속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 2월부터는 중국 내 종교단체와 종교활동 요건을 더욱 강화한 종교사무조례가 시행됐다.

새 조례는 종교인과 종교단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불법 종교행사에 장소를 제공할 경우 최대 20만 위안(약 3400만 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미승인 교육시설이 종교활동에 이용되면 인가를 취소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3월에는 당정 개편으로 중국 공산당 핵심 기구인 중앙통일전선부가 종교 문제를 관장하면서 앞으로 당이 전면에 나서 종교활동을 억압하게 됐다.

중국 당국은 한국인 선교사의 중국내 기독교 전파활동이 활발하다고 보고 '한국 기독교 침투'에 대한 특별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 간쑤(甘肅), 허베이, 지린(吉林), 저장 등의 지역에서 한국인 기독교 선교활동에 대한 단속 계획을 담은 문건이 정부 웹사이트에 공지됐다. 외국인 선교사는 영어교사, 사업가, 유학생 등의 신분으로 중국에 들어와 선교활동을 펴고 있다.

당국은 이들의 활동을 파악해 국가방침에 어긋나는 것으로 평가된 목사·선교사 명단을 만들어 추방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는 약 4000 명에 육박하는 한국인 선교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00명 이상이 추방됐다는 추정치도 있다. 최근 2년 가까운 기간에 1000명 이상의 한국인 선교사가 비자 발급이 거부되거나 추방됐다는 통계도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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