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옥 이부망천 발언', '이재명 욕설·스캔들 비호' 둘러싼 지도부간 舌戰 격화
각당 유세·판세분석에도 부심…洪 "사전투표 860만명중 220만명이 한국당원·가족"

6.13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11일 여야(與野) 지도부는 막판 지원유세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상대에 대한 직격탄을 날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오후 부천 유세현장을 방문해 "지역을 폄훼하고 서민 가슴에 주먹질해대는 적폐세력에게 단 한표도 주지 말자"면서 "당 대표와 당 대변인은 일심동체다. 그 당의 대변인이 하는 말은 그 당 대표의 평소 생각"이라고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이는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이 '인천·부천 비하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사흘만인 10일 탈당한 가운데, 홍준표 대표까지 싸잡아 "그 당 대표의 평소 생각"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11일에도 백혜련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서도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라는 역대급 막말에 대해 한국당은 정태옥 의원 탈당처리로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면 오산"이라고 공세를 가했다.

또한 홍 대표를 겨냥 "본인의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막말한 게 없다고 주장한 것을 보면 (부산 유세현장에서 한) 사죄의 큰 절은 진정성이 없는 '위장 사과쇼'이고 '선거용 사과쇼'"라고 질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10일 오후 경기도 부천 부천역 2번출구 부근에서 장덕천 부천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10일 오후 경기도 부천 부천역 2번출구 부근에서 장덕천 부천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한국당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어록들을 직접 지적하며 반격에 나섰다. 우선 추 대표는 앞서 지난 9일 경북 포항 유세 현장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면 지진피해 복구비를 늘려주겠다"면서도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리면 포항 근처에 절대 다시 오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한국당은 10일 허성우 상근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게 집권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할 말인가"라며 "포항시민들의 아픔을 가지고 추악한 정치 흥정을 했다"면서 '잔인한 협박'이라고 몰아세웠다.

추 대표가 10일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욕설·스캔들 은폐 협박 논란 등에 "쓸데없는 것 가지고 말들이 많은데 도지사는 일하는 능력을 보면 된다", "요새 우리 젊은 친구들이 자꾸 이상한 데 관심을 쏟고 있다", "그렇게 어깃장을 놓으면 안 된다"고 언급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훈계를 했다"며 "민주당의 도덕적 잣대는 여배우와 스캔들이나 벌이고 형수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쯤이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겨냥했다.

또 "집권여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추한 입'으로 짧은 식견만 부끄럼 없이 드러내 보이는 추 대표의 망령된 언사가 도를 넘었다"며 "추 대표의 후진적 사고가 부끄럽다"고 비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추 대표의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도 1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단 기자회견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이 "추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거짓말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추 대표도 이 후보와 함께 끝난 것이다. 민주당은 특단의 결정을 해야 한다"며 이 후보 공천 취소를 압박하고 나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가운데)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에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가운데)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에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은 (피해자에 대한) 위로와 사과는커녕 오히려 그 참혹한 아픔을 쓸데없는 짓이라고 비난하며 가해자 편에 서다니 이것이 인간으로서 할 소리인가"라고 성토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 후보는 당선되더라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따라서 직을 유지할 수 없다. 허위사실 유포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져서 법원에서 아무리 정상참작해서 감경해도 250만원 이하로 할 수가 없어서, (벌금 100만원 이상이면 선출직을 상실하는) 선거법상 그 직위를 잃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11일에도 여야는 오전부터 선거지원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한국당 지도부는 오전 10시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 후반 판세분석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이 회의에서 공동중앙선대위원장인 홍 대표는 짧은 모두발언 중에도 연신 기침을 했고, 김성태 원내대표는 목이 쉬어 말을 잇지 못했다.

선거 막바지, 후보뿐 아니라 지도부도 녹초가 돼 가는 형국이다. 이날 회의에서 홍준표 대표는 사전투표율이 20.14%를 기록한 데 대해 "과거와 달리 우리 지지층이 사전투표장으로 상당히 많이 갔다는 것"이라며 "사전투표율을 보니 판을 뒤집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든다"고 발언했다.

홍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오후 중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투표자) 총 860만명 중 220만명의 당원, 대의원, 당원 가족들이 투표에 참여 했다고 한다"고 내부 보고를 전했다. "사전투표는 좌파들의 전유물 이였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역으로 한번 시도해 봤다. 이는 예년 사전투표에 비해 우리당 당원들이 훨씬 많은 숫자로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6.13 본 투표 참여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쳐 대역전의 계기를 마련 할 것이다. 표면상 여론조사와 민심의 괴리를 이번 선거를 통해서 국민들이 확실히 보여 줄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며 "국민 모두 투표장으로 가서 나라 망치는 문정권의 좌파 사회주의 경제 정책을 바꾸자"고 독려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홍준표 당대표가 1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선거 후반 판세 분석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홍준표 당대표가 1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선거 후반 판세 분석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고 우리 정치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기점이 되는 선거"라고 운을 뗀 뒤 갈라진 목소리로 준비해온 인사말을 읽어내려가다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장 수석대변인에게 원고를 넘겼다.

장 수석대변인은 대독을 통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민생경제를 외면하고 남북관계로 국민 눈과 귀를 호도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지방선거에 서 바로잡아야할 건 기울어진 운동장뿐 아니라 민생경제, 서민경제"라고 덧붙였다. 

대독을 끝으로 회의는 시작 후 6분여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중 서울 강서구 증미역·화곡역 일대에서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김태성 강서구청장 후보 집중 지원유세에 나선다.

민주당은 오전 10시30분부터 추 대표가 경남 진주을 정당선거사무소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주재했고, 오전 11시30분 사천 지원유세를 벌인 뒤 오후 중 서울로 복귀해 유세를 이어간다.

추 대표는 경남에서 연 선대위 회의에서 "경남의 운전대를 김경수(경남지사 후보)가 잡는다면 경남 경제를 획기적으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갈상돈 진주시장 후보에 대해서도 "진주 성장의 물꼬를 틀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추 대표는 정태옥 의원 발언을 거듭 거론하면서 "정 의원은 탈당쇼가 아니라 의원직 사퇴로 인천과 부천시민은 물론 국민께,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대로 된 지방분권을 통해 서울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바람으로 지방선거에 투표하는 모든 분들에게 사죄를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다만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반박을 내놓지 않은 채 "남강을 보면 진주의 혼이 된 논개가 생각난다"며 "나라를 구하고자 몸을 던진 논개 정신,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 정신'을 논개 정신이라고 자평하고 싶다"고 했다.

이밖에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공동대표가 서울 양천구·전북 전주시·군산시 순, 유승민 공동대표가 서울 송파·경기 평택·대구광역시 순, 김동철 원내대표가 광주광역시 등에서 유세를 벌인다. 민주평화당은 전북 전주·남원·강진·고흥 등에서, 정의당은 서울 여의도·충남·대전·대구·부산·창원·광주·전북·경기 고양 등에서 선대위원장단이 지원유세에 나선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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