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완전히·빨리 하겠다' 한 적 없어 2년 내 불가…단계적-동시적 조치 원해"
"김정은 싱가포르 오면 '비핵화 선언'은 불가피, 트럼프와 말 잘 통할것"
"'北 빠른 비핵화' 中은 견제할 것…韓은 '빨리 하도록' 이야기 전해줘야"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연합뉴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연합뉴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6.12 미북정상회담을 통한 북핵 폐기 성패에 관해 "북한이 2년 내에 비핵화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8일 공개된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 따르면 윤 전 특별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행정부는) 김정은 개인과 정권의 안전도 보장하고 부자로 만들어 준다고도 했다. (11월 중간선거 전인) 향후 5~6개월 사이 많은 것들을 처리한 뒤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나머지 2년 내 모든 걸 마무리하려고 할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2년 내 비핵화를 완료한 리비아 모델과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해 보면 알겠지만 비핵화에는 필요한 절차와 단계가 있다. 그 단계를 다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윤 전 특별대표는 "북한을 상대해 본 거의 모든 사람들은 결국 북한이 절대 핵을 '완전하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20년이 지난다 해도 그건 마찬가지"라며 "북한도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지, 언제 '완전하게 하겠다'거나 '빨리 하겠다'고 했나. 2년 내 비핵화는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의미인가'라는 물음에는 "그들(북한)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원한다. 하나씩 주고 받는 '행동 대 행동 방식(Tit for Tat)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말만 비핵화를 이야기하면서 영원히 안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답변했다.

나아가 "북한은 '스스로 핵무기가 필요없다고 판단할 때 핵을 포기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며 "북한이 '좋다, 트럼프 당신이 핵무기들 다 가져가고 그 다음 우리를 돌봐달라'고 말하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비핵화 쇼라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는 "굳이 시니컬하게(냉소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하면서도 핵무기를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딜레마가 생긴다"고 했다.

다만 "김정은이 싱가포르로 온다면 '비핵화 하겠다'는 선언은 할 수 밖에 없다"며 "(양측이) 막상 만나면 말이 잘 통할 것이다. 합의문을 내놓고 새로운 비핵화 프로세스도 만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해서 성과를 발표하며 만족스러워할 것이다. 만나기만 하면 그 정도 합의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담을 통한 일부 진전은 있을 것으로 봤다.

'북한이 중국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한 그는 중국의 목표에 관해서는 "중국은 북한이 빠른 속도로 비핵화할 경우 체제가 흔들리고 한반도 정세 또한 불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북이 천천히 단계를 밟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 특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를 자임한 것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는 로이터 통신(5월21일)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는 처음부터 있었다. '문 대통령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이 미국에 와서 (김정은의 입장이라고) 이야기 하는 게 100% 맞느냐'는 말이 나왔던 게 사실"이라며 "(미국이 원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포지션은 '북한에 빨리 비핵화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하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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