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서 밝혀…트럼프 '美北회담서 납치문제 제기' 확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뒤 북한 정권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최종적으로 나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담판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 NHK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7일(미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인 납북문제와 관련 이같이 말하며 일북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납치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이는 지도자"라며 "그가 미북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북회담에서 납치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 사건을 재론하기도 했다. 메구미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77년 학교에서 배드민턴 연습을 마친 뒤 귀가하다 해변에서 실종된 인물이다. 북한에서 결혼해 딸을 낳았지만 심각한 산후 우울증을 겪다 1994년 자살한 것으로 발표됐다. 북한은 2004년 그녀의 유골을 일본에 넘겼지만 감정 결과 본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며 아직 생존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니가타라는 아름다운 항구 마을이 있다. 그곳에 살던 13세 소녀가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 45년이 지났다. 그동안 가족들은 오로지 그녀의 귀환만을 기원하며 기다렸다. 부모는 늙어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그녀와 모든 납치피해자가 집으로 돌아와 부모의 품에 안기는 게 일본인의 오랜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납치문제의 해결은 아베 내각 최우선 과제로, 일북이 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싶다"며 "최종적으로는 나와 김정은 위원장 간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북정상회담을 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납치문제의 해결로 이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이 올바른 길을 간다면, 일북 '평양선언'에 기초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고, 경제협력을 실시한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언급된 평양선언은 지난 2002년 9월17일 일본인 납북 문제를 집중 제기하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뒤 도출됐다.

회담에서 일본은 과거 일제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으며, 북한은 일본인 납치사건과 관련해 "납치한 일이 없다"는 종전의 자세를 180도 바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납치사건은 특수기관원들의 일본어 교육과 남한 잠입을 위해 이루어졌다고 인정했다.

당시 김정일은 "(납치문제는) 참으로 불행한 일로서 솔직히 사과하고 싶다. 관계자는 처벌했으며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사과와 재발방지 의사를 밝혔다. 일본과 북한은 관계 정상화 노력을 약속했지만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사실상 백지화됐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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