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미북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켈리엔 콘웨이 미 백악관 선임고문은 6일(현지시간) 한 조찬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볼튼 보좌관이 싱가포르에 간다”며 “그도 대화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웨이 고문은 볼튼 보좌관이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와 북한 김영철과의 면담 자리에 동석하지 않은 것은 “어떤 의미도 없다”며 “다른 업무를 맡고 있었거나 세부적인 팀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5일(현지시간) CNN 등 일부 언론들은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담 실무 그룹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이날 “볼턴 보좌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북핵 관련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던 것은 회담 자체를 깰 의도였던 것 같다”고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하면서 “이에 격분한 대통령과 국무부의 조치로 볼턴은 현재 회담 준비 과정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볼턴은 미북회담이 궁극적으로 미국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볼턴 배제’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평양을 옥죄는 쪽의 목소리가 약화된 것은 트럼프가 역사적 악수를 갈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WP는 “회담이 무엇을 얼마나 끌어낼지보다 (악수 자체가) 대통령에게 중요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볼턴은 미북회담 추진 과정에서 '선 비핵화 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을 주장해 북한의 반발을 샀다. 북한은 볼턴 보좌관을 지목해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 인해 미북회담을 취소했다. 볼턴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백악관 창문을 통해 김영철이 도착하는 것을 바라보는 모습만 카메라에 잡혔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2일 싱가포르 미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가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의 입장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볼턴 보좌관을 활용해 북한을 강력하게 몰아붙여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를 인용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성과를 못 낼 경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협상에서 볼턴 보좌관을 배제하며 북한에 호의적인 메시지를 줬지만 지금부터는 북한에 단호하게 행동할 것으로 보인다.

불한으로서는 과거 악연이 있는 볼턴 보좌관이 결코 달가울 리 없다. 볼턴은 지난 2003년 조시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으로서 북핵 6자회담에 참여했다가 북한과의 갈등으로 대표단에서 제외됐다. 당시 국무부 차관이었던 볼턴 보좌관이 서울 강연에서 북한인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악몽이라고 묘사하며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적인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볼턴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고 맹비난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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