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낙관 거두는 靑…美는 "文 싱가포르 방문? 韓정부에 물어보라"

미·북 정상회담이 한국시간으로 오는 12일 오전 10시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6.25 '종전(終戰) 선언'을 위한 한·미·북 3자 정상회담은 개최 여부가 미지수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이 오는 8일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기로 한 점, 지난달 말 외교부 의전장과 청와대 관계자 등이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목격된 점 등으로 3자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는 일정을 고려했을 때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13일 남·북·미 3자 회담을 여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이 3자 회담 개최를 급하게 통보할 경우에 대비해 문 대통령이 즉시 싱가포르로 갈 수 있는 준비는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6일 오후 "가장 중요한 것은 미·북 간 협의인데 아직 미국에서 3자 회담에 대한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3자 회담까지 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룬 다음에야 종전선언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계자는 "북미(미북)정상간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미북회담에 더 무게를 싣는 듯한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청와대는 아직 12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3자 회담이 성사될 경우를 상정해 "모든 준비는 하고 있다"고 관계자가 말했다. 

미국도 3자 회담에는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지난 5일(미 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에 관한 질문에 "내가 아는 한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한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은 것 같다.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에도 기자들을 만나 '미북이 3자 회담을 하자고 하면 그때부터 회담을 준비할 건가'라는 질문에 이날과 비슷한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통보가 올 지 안 올지 모르지만, 통보가 오면 (그때부터 준비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미북회담 직후 한미북 회담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은 쪽으로 가고 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며 "높은 쪽으로 가거나 그런 것 없다"고 말했다. "북미(미북)회담에서 결정할 문제고 미리 준비하고 대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북회담과) 연동돼있으면 준비해야 되는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래도 저희들이 미리 준비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싱가포르 3자 회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미·북 회담 이후 대북(對北) 제재가 완화되는 상황에 대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7일 "정부는 해당 부처와 부처 산하기관을 중심으로 북한에 도로·교통·전력 등을 지원하기 위한 '대북사업 전담팀'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부에 대북사업전담팀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전날(6일) 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정재훈 사장의 지시로 수력, 신재생, 전력계통·신산업, 대외협력·정보수집 분야 대북사업 전담팀을 꾸려 남북경협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어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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