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있지만 돈은 없는 삶이 돼버렸다."
이는 영업직이나 사무직군 근로자와 달리 근로시간 계산이 비교적 명확해 근로시간 감소분만큼 임금이 비례해 줄어들 가능성이 큰 기업 생산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제도 시행을 눈앞에 두고 나오는 볼멘소리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감소하는 근로자는 전국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10.6%에 해당하는 118만 명에 이르고 제조업 근로자 월급은 평균 296만3000원에서 257만5000원으로 13% 줄어들 것으로 중소기업연구원은 예상하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 노동조합은 '근로시간은 줄더라도 임금은 현 수준을 보전해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대기업 112곳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애로 사항을 묻는 결과 가장 많은 기업이 애로 사항으로 '근로시간 단축으로 축소된 임금에 대한 노조의 보전 요구'(35.7%)를 꼽았다.
실제로 올해 1월에 선제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한 충남 지역의 중견기업 S사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월급이 100~150만 원 정도 줄어들었다. 이 회사는 하루 12시간씩 맞교대하던 근무 방식을 3조 2교대로 바꿨고, 일인당 근로시간은 주당 25시간 정도 대폭 감소했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한 달에 100시간 정도 근무시간이 감소했고, 월급은 160만 원이 줄었다"면서 "저녁은 있지만 돈은 없는 삶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한 시간이 줄면 당연히 1인당 임금은 줄 수밖에 없지만 막상 돈이 줄어든 월급 명세서를 받게되면 근로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고 "노조와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