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선관위 주관 경기지사후보 토론…김영환 기조연설부터 "이재명, 날 고발하라"
남경필, 김영환에 "스캔들 근거 있나"며 이재명에 우회 공세…李 "그런일 없다" "모른다"
金 "예 아니오로 답하라" 李 "경찰서 아니다, 없는 사실 갖고…중세시대 마녀사냥"
南, 고소고발 거론하며 "약한 사람 억압하는 리더십" 李 "MB·朴·삼성과 싸웠다"
토론 후 金 "죄책감 없이 거짓으로 일관, 넘치는 진실이 거짓의 강물 쓸어낼것" 뒤끝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친형·형수에 욕설 논란'에 이은 '여배우 스캔들' 문제로 후보자간 마지막 TV토론에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와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의 합동공격에 직면했다. 특히 김영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사실이 아니면) 나를 고발하라"며 작심 추궁하고, 토론회 후기에까지 "도대체가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5일 밤 지상파 3사 생방송으로 진행된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경기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기조연설을 통해 "정책토론에 성실히 임하겠으나,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토론만 할 수 없다"며 "이 후보가 저에 대해 법적 조치를 선언했다. 공직선거에 나온 후보가 국민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이것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여배우에 대한 인격 살인이 자행됐다"며 "진실을 알고 있는 정치인과 언론인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지난 10년간 침묵했다. 침묵에 동조한 이들은 양심선언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님, 저를 고발하시라. 우리 두 사람 중 하나는 진실을 말하고 한명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이것이 공정사회이고 촛불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먼저 주도권 토론에 나선 남경필 한국당 후보는 "김 후보가 (지난달 29일 KBS 주관 토론회와 이번 기조연설에서)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을 거론했다.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라며 이 후보에게 우회적으로 공세를 가했다.

질문을 받은 김 후보는 "이 후보가 해명해야할 일"이라면서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이재명 후보가) 대(對)국민 사기극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MBC 상암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 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8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후보 4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우 정의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지난 6월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MBC 상암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 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8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후보 4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우 정의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이후 김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여배우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이 후보를 파고들었다. 

김 후보는 "2008년 5월 17일 광우병 집회 때 광화문에 있는 낙지집에서 여배우와 식사를 한 뒤 국가인권위원회 주차장에 간 사실이 있느냐", "5월20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봉하마을로 가는 여배우에게 전화한 적이 있느냐", "옥수동에는 얼마나 갔느냐" 등 질문을 잇따라 쏟아냈다.

이 후보는 "그런 일 없다"고 연신 일축했다.

이 후보가 과거 해당 여배우와 인터넷상 설전을 벌인 사실도 화두에 올랐다. 김 후보가 "해당 여배우에게 '마약쟁이'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그건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두 사람의) 트위터에 있는 내용"이라고 따져 묻자, 이 후보는 또다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일관했다. 또 김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시절인 2016년 3월28일 (해당 여배우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적이 있느냐"라고 묻자, 이 후보는 "모른다"고 했다. 

토론 과정에서 김 후보가 '시간이 없으니 예 아니오로만 답해달라'고 하자, 이 후보는 "여긴 경찰서가 아니다"며 "대답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할당된 시간을 다 쓰게 된 김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이러면 안 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는데, 이 후보는 "김 후보야 말로 없는 사실 가지고 이러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이에 김 후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정치판에서 이걸 모르는 사람이 누구냐"고 재차 따졌다.

이 후보 측이 그동안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를 두고 일반 시민들을 고발한 일 등도 거론됐다. 남 후보가 "약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리더십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자 이 후보는 "저는 누구보다 부정과 범죄행위에 대해 싸워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정원, 삼성 등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싸웠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도민의 삶이나 경기도의 미래보다는 앞서가는 후보 헐뜯기,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갖고 네거티브, 흑색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설이 있으니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라는 것은 중세시대에 하던 마녀사냥이다. 허위사실을 상습적, 악의적으로 유포해 주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분들은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일베' 활동 이력, 친형 고(故)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 등을 재차 해명했다.

한편 김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를 겨냥 "참으로 기가 막히다. 도대체가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며 "국민들 앞에서 절제하고 말했건만 모두 거짓으로 일관했다. 광우병 집회 후 낙지를 먹고 국가인권위 주차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소고발로 침묵의 문화를 만들고 정신병자로 몰고 그것을 끼리끼리 방치하고, '이것이 나라냐' 하는 자조가 들었다"며 "너무나 많은 진실이 넘쳐나 이 거짓의 강물을 쓸어낼 것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