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시속 700㎞ 섭씨 200도에서 700도 '화산쇄설류' 희생자 맹공

中美 푸에고 화산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中美 푸에고 화산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중미 과테말라 푸에고(스페인어로 불) 화산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70명으로 늘었다고 dpa 통신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뜨거운 화산재를 동반한 열폭풍이 순식간에 화산 언저리에 있는 마을을 덮친 데다 대피 경보가 늦게 발령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

과테말라 국가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푸에고 화산 분화 이후 이날까지 사망자 수가 70명에 이른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구조작업이 계속되는 데다 중상자가 많아 사상자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화산재와 용암 등 뜨거운 분출물에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는 바람에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7명에 달했다.

이날 중화상을 입은 8세 소년이 마지막으로 숨졌다. 소년은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있는 산 후안 데 디오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시설과 의료기술이 나은 미국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산 후안 데 디오스 병원 관계자는 "화산폭발로 다친 14명이 입원 중이며,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상자는 46명이다. 긴급대피한 3271명 중 1999명의 주민은 여전히 12개 안전시설에 머물고 있다. 이번 화산폭발로 모두 170만 명이 영향을 받았다.

구조대원들은 삽과 굴삭기 등을 이용해 화산재, 흙 등에 매몰된 피해현장에서 생존자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상자는 화산 기슭에 자리 잡은 마을인 엘 로데오와 산 미겔 로스 로테스에서 나왔다.

유독가스를 동반한 고열의 화산재, 작은 돌덩이 등 화산 분출물이 지상으로 폭풍처럼 떨어지는 현상인 화산쇄설류가 두 마을을 순식간에 덮치는 바람에 주민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은 푸에고 화산에서 주요 폭발이 일어난 1974년에는 화산쇄설류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화산쇄설류가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화산 전문가들은 화산쇄설류가 순간 최대 시속 700㎞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산쇄설류 안의 온도는 섭씨 200도에서 700도에 달한다. 화산쇄설류가 이동하는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힘으로 피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라는 설명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자신의 집이나 근처에서 발견됐다.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들이 한 집에서 무더기 발견되기도 했다. 재난 당국의 안이한 대처와 자연의 힘이 결합한 재앙에 주민들이 미처 피할 시간이 없었던 당시 순간을 방증하고 있다.

현재 푸에고 화산은 대규모 폭발 당시에 견줘 분출 활동이 시간당 8∼10회 안팎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활발한 수준이며, 화산재를 내뿜고 있어 추가 폭발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폭우가 내리면 푸에고 화산의 경사면에 있던 화산재와 돌 등이 산 아래 지역으로 흘러내려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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