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서기실의 암호’는 증언한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평화무드에 젖어 북한이 베트남 식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직 북한이 핵 폐기를 전면적으로 수용할지 불투명한 가운데 벌써부터 금강산 관광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엄청난 자본과 자원을 동원해야 하는 경제협력프로젝트들이 봇물 터지듯 논의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은 절대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수령유일신 체제라는 사이비 종교를 믿는 광신교도 집단의 나라이며 백두혈통이라는 김씨 왕가의 세습 체제는 오로지 폐쇄와 폭압이 아니고서는 유지될 수 없는 특성을 갖는다. 김일성이 일본제국주의와 싸울 때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모래알로 쌀을 만들었다고 하면 그대로 믿는, 집단최면에 걸린 불쌍한 사람들이 바로 북한의 주민들이다.

2003년 9월 대구에서 개최되었던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경기에 참관했던 북한 미녀 응원단들이 경기장에 걸려있던 김일성·김정일 부자 초상화가 갑작스레 쏟아진 소나기로 인하여 비에 젖자 “위대하신 어버이 수령님과 영명하신 지도자 동지”께서 비를 맞고 계신다며 초상화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한마디로 집단적 광기(狂氣)이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대한민국에서 그리스도교에 귀의하였을 때 한 지인(知人)이 물었다. “종교적 토양이 전무한 북한에서 자라나서 어떻게 쉽사리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까?” 김현희의 대답은 매우 명료했다. “너무 쉽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유일신 체제입니다. 김일성 대신에 그리스도를 대입하면 됩니다.”

베트남 식의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는 당이 장악하고 있는 정치 권력에 대하여 일반인이 도전하지 않는 한 그들은 사상의 자유, 여행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을 폭넓게 누린다. 종교는 그들의 집단적인 영향력이 강해져서 공산당 조직을 무너뜨릴 정도가 되지 않는 한 자유스럽게 신봉하도록 놓아둔다. 북한처럼 하느님께 기도하면 수용소에 잡아넣는 엄청난 인권말살과 폭압체제와는 완연히 다르다. 김일성 초상화를 집에 걸어놓고 청소 상태가 불량하면 정치범이 되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북한 말고 존재하는가?

이들은 종교(宗敎)의 무서움을 잘 안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주체사상(主體思想)은 세계 10대 종교에 들어간다고 한다. 태영호 공사의 증언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읽으면 1991년 김일성이 개혁·개방을 염두에 두고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가톨릭의 로마 교황을 평양에 초청하고자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이미 실권을 지니고 있던 김정일에 의하여 철저히 묵살되고 만다. 종교의 자유화 바람이 불어오면 김정일 체제로서는 뒷감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3층 서기실의 암호’는 김정일의 핵 폐기약속이 처음부터 철저히 사기였으며 1992년 북한은 첫 보고서에서 플루토늄 보유량을 90g으로 신고하였지만 미국은 이미 북한이 10~14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태영호 공사의 책은 김정일이 처음부터 핵무기 개발을 은폐하고 철저히 조작으로 일관하였음을 증언하고 있다. CVID(완전한 비핵화)는 사찰단의 무작위 접근이 허용되어야 하는데 이는 김정은 권력에 대한 도전이 되므로 절대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믿을 수 없는 근거이다. ‘3층 서기실’은 한국으로 말하면 청와대 비서실 같은 존재이며 김정일, 김정은을 신격화하고 세습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서 주민들이 김씨 부자의 실체를 알게 되면 3층 서기실이나 세습통치는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지금 북한과 남한은 두 가지의 사이비 신앙을 지닌 광신교 집단이 장악하고 있다. 수령유일신 숭배와 배화교(拜火敎) 즉 촛불신앙이 바로 그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 1. 10. 신년 기자회견의 회견문에서 ‘촛불’을 우상의 수준으로 신격화하였다. ‘촛불’이라는 단어는 9회 등장하였으나 ‘자유’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들이 합작하여 자유가 말살된 고려연방제를 이루게 된다면 한반도의 7000만 국민은 자유가 없는 인민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노예의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원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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