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샘의 교실이야기 17]현충일 추모 없는 ‘호국 보훈’의 달, 계기교육 이렇게 하자
[유니샘의 교실이야기 17]현충일 추모 없는 ‘호국 보훈’의 달, 계기교육 이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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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는 공문으로, 현충일 추모는 생략
북괴의 침략으로 인한 희생은 잊지 말아야
‘노예 상태’ 강요하는 평화는 진짜 평화 아님을 가르쳐야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세월은 이상하게 바뀌어가고 있다. 시샘 많은 노인네의 용심이 늘어나 듯 못마땅하고 괘씸한 것이 늘어만 가지만 ‘이유 있는 용심’이다. ‘호국보훈’의 달에 현충일의 의미는 희석되고 윤색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북괴의 침입에 희생된 용사들을 기리는 ‘호국’에 ‘독립(반일)’과 ‘민주화’가 시나브로 추가되었다. 그러고도 현충일의 호국보훈은 추모조차 하지 않는다.

6월 호국보훈의 달 시청앞 광장. (사진=윤서인 페이스북)
6월 호국보훈의 달 시청앞 광장. (사진=윤서인 페이스북)

늘상 이맘 때 쯤이면 호국보훈의 달이니 그 의미를 가르치라는 계기교육의 안내공문도 어찌된 판인지 생략이다.

해마다 6월이 오면 우린 이 나라를 지키려다 산화하신 님들을 기린다. 염치없고 부끄럽게도 6월이 되어서야 그 분들을 떠올리곤 했다. 부끄럽고 죄스럽게도. 그러나 그 고귀한 희생이 무색하게도 지금 '평화'를 입에 올리기에 분주한 자들이 그 분들의 희생이 무색하게 함부로 말하고 있는 듯하다. 종전이 목전이고 평화무드가 충만한데 아픈 기억을 왜 떠드냐고. 일본과의 과거사는 지구 끝까지 들추어내려하면서 불과 60여 년 전의 과거 일은 덮자고 든다. 그러나 잊어서도 안 되고 결코 잊을 수 없다.

이렇게 수업했다. ‘현충일 계기교육’이다.

● 6.25 전쟁...북괴와 싸우다 사망한 한국군만 13만8천여명

여러분, 우리의 형제자매가, 우리의 부모가 희생당해야 했던 그 한 맺히는 6.25도 모른 채, 북한 지도자란 작자가 처음으로 국군 의장대 사열을 했습니다. 지하에 계신 호국 영령들이 벌떡 일어나 통탄을 할 일이었습니다.

일본과의 과거사는 잊을 수 없다고 핏대를 세우는 인간들이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엔 침묵했습니다. 일본의 36년 점령기간 우리 사망자(당연히 민간인 포함이다)는 23만 명 이었습니다.

하지만 북괴로 인해 꽃 같은 청춘이 스러진 희생은 얼마나 될까요? 북한과 전쟁하며 한국군 사망자 13만 8천 여 명, 부상자 45만 여명, 실종자까지 모두 포함하면 60만 9천 여 명, 유엔군 사망자 5만 8천 여 명, 부상자 48만 여명, 실종자와 포로까지 포함하면 총 54만 6천 여 명. 민간인 사망자 24만 5천 여명, 학살된 민간인 13만 여명, 부상 23만 명, 납치 8만 5천 여 명, 행방불명 30만 3천여 명으로 모두 100만 여명의 우리 측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한국 국방부와 군사 편찬 연구소의 자료입니다).

● 북괴군에 이역만리에서 온 UN군 4만여명도 희생

UN참전 터키 병사의 묘비. 사망 당시 22세.
UN참전 터키 병사의 묘비. 사망 당시 22세.

전투병력과 장비 등을 지원한 전투지원 16개국과 병원선, 의료진, 의약품 등을 지원한 의료지원 5개국 물자지원과 물자지원 의사를 표명한 44개국 등을 포함하여 총 63개국이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 참전하였으며, 1950년 6월 25일년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참전 21개국 중 17개국(의료지원국 중 노르웨이 포함)에서 40,896명의 유엔군 희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부산에 소재한 UN군묘지는 세계 유일의 UN 산하 묘지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2012년 현재 유엔군에 파견 중에 전사한 대한민국 국군중 36명을 포함하여 11개국의 2,300구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지요.

그 곳에 영면 중인 분들은 거개가 22,23세입니다. 꽃같은 젊은이가 이역만리 땅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 산화하였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이역의 젊은이 뿐이겠습니까?

● 연평해전 참수리호의 아픔

이른바 제2연평해전(第二延坪海戰)은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근해 북방한계선 부근 해상에서 일어난 남북한 간의 군사적 충돌입니다. 대한민국 해군 고속정에 대한 북한 해군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되어 30분 가량 진행된 이 전투에서 양측 모두 손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북한군의 선제 공격을 당한 대한민국 해군의 참수리 357호는 교전 후 예인도중 침몰하였고, 정장(참수리급은 150톤급으로 "함"이 아닌"정" 지휘관도 "함장"이 아닌 "정장")을 포함한 승무원 6명이 전사당하고 19명이 부상당하는 인명피해를 겪었지요.

이 희생을 딛고 우리는 지금 살아오고 있습니다.

● 천안함 폭침, 그 희생

천안함 피폭 용사를 추모하는 병사.
천안함 피폭 용사를 추모하는 병사.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의해 폭침되는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출동한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해안경비정에 의해 천안함에 탑승하고 있던 승조원 104명 중 58명이 구조되었으며 나머지 46명은 실종되었고 이후 실종자 수색과 선체 인양이 진행되면서 2010년 4월 24일 17시 기준으로 실종자 46명 중 40명이 사망자로 확인되었으며 6명이 실종자로 남아 있습니다.

● '노예상태'가 평화일 수 없습니다.

해마다 6월이면 잊을 수없는 아픔들로 조용히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잊을 수없는 우리의 고통과 아픔을 반복해서는 안 되지만 섣부른 '평화'타령이 가져올 또 다른 위협이 그간의 희생을 물거품으로 만들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우리는 전쟁의 반대가 평화는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저들이 주장하는 평화는 노예상태를 강요할 뿐이지요. 노예상태가 어떻게 평화일 수 있겠습니까.

'전쟁이라는 수단을 거부한 자는 자신의 운명이 그렇지 않은 자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 합니다(마이클 하워드, <Studies in War and Peace>).

" If you want peace, then prepare for war(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지금처럼 우리에게 다가 오는 때도 없습니다.

6월입니다. 계절은 초록을 향해 치닫고 피를 토하듯 붉은 장미는 깊어가는 계절을 일깨웁니다, 여러분. 해마다 6월이면 우린 잊을 수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희생을 기리며,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을 다시 일깨우는 것이 도리라 여겨집니다. 감사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 했습니다. 철학자 쌘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 과거를 되풀이하는 저주를 받는다 (Those who cannot remember the past will be condemned to repeat it.)"라고 했습니다. 여러분, 우린 지금 어떤 역사를 되풀이 하려는 것일까요.

현충일인 내일이 학교 안 오는 날이라고 신나만 하는 아이들에게 조기를 걸자고 손가락을 걸고, 그렇게 현충일 계기교육은 마무리 했다.

조윤희(부산 금성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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