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사상 첫 '코드 퍼플' 발령
 '매우 위협'..."나가지 말라"
주말에는 남부 플로리다까지  
산불 연기에 백악관 행사 연기 
동물원도 피신 행렬
학교 야외활동, 스포츠 경기 중단
캐나다 산불에 각국 지원 이어져
바이든, 캐나다에 소방관 지원 지시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랜드마크인 링컨기념관이 연무에 가려져 있다. [AFP연합] 
마스크를 쓴 커플이 8일(현지시간) 뉴욕시 맨해튼 다리 인근을 걷고 있다. [AP연합]

캐나다 동부 퀘벡주를 중심으로 발생한 산불 연기가 미국 동부 지역을 뒤덮은 데 이어 미국 남부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시 정부는 8일(현지시간) 대기질 등급(AQI)에서 두 번째로 나쁜 '보라색'(purple) 경보를 발령했다.

미 환경보호청(EPA)의 AQI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농도에 따라 대기질을 0에서 500으로 수치화하고 '녹색→노랑→주황→적색→보라→적갈색' 6등급으로 구분한다.

'보라'(201∼300)는 연령이나 호흡기 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의 건강에 매우 해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러야 하며, 불가피하게 외부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엔 N95 종류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DC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보라 경보를 발령한 것은 처음으로 전날에는 한 단계 낮은 적색이었다.

워싱턴 DC 남쪽에 있는 버지니아주 프랑코니아 등 일부 지역은 위험 등급인 '적갈색'으로 분류됐다.

뮤리얼 바우저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밖에 꼭 나가야 하는 게 아니면 나가지 말라"고 강조하고서 도로포장, 쓰레기 수거 등 필수적이지 않은 시 서비스를 최소 하루 중단한다고 밝혔다.

짙은 연기가 뒤덮은 뉴욕과 워싱턴DC 등 미국 동부 지역은 항공기가 결항하고 각종 공연·행사가 취소되거나 미뤄지는 등 일상이 마비됐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저녁 백악관 마당에서 주최하기로 한 성소수자의 달 행사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공립학교에서 체육 수업과 스포츠 경기 등 야외 활동을 중단했다. 시내 각종 행사도 연기·취소됐다.

워싱턴DC의 프로야구(MLB)팀 워싱턴 내셔널스는 이날 예정된 경기를 오는 22일로 연기했고, 국립동물원은 "동물과 직원,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하루 문 닫았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와 시러큐스의 동물원들은 대기질 수준이 ‘건강에 좋지 않은’ 수준에 이르자 아예 문을 닫았다. 

또 캐나다 산불 연기가 계속 남하하면서 이날 켄터키주 루이빌 대기오염관리국은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도 이날 주 전체에 적색 또는 주황색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마스크를 쓴 시민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뒤로 잿빛 하늘에 가린 연방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AFP연합]

이들 지역보다 더 남쪽에 있는 조지아주에서도 이날 밤 애선스와 애틀랜타 서쪽 일부 카운티의 대기질이 ‘민감한 집단의 건강에 유해’한 수준이었다. 

미 국립 기상청은 이날 오대호, 오하이오 계곡의 북동부, 대서양 중부 지역에도 대기질 경보를 발령하며 금요일인 9일에는 남쪽 플로리다까지 광범위한 연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캐나다에는 각국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포함해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국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등이 소방 인력을 급파했.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신의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날 통화를 가진 것을 소개한 뒤 소방당국에 추가 소방관 파견 및 소방용 헬기 등 산불진압 자산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올해 400건 이상 산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연기가 지난 5월부터 계속 남하해왔다.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산불로 인해 캐나다는 지금까지 한국 면적 3분의 1을 넘는 국토를 소실했다. 퀘벡주는 산불로 1만2000 명 이상이 대피했고 아직도 100곳 이상의 산불이 통제불능 상태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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