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는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쓸 수 있는 공해(公海)"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 12해리 이내 수역에 진입할지 관건

 

국제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 미국과 프랑스, 영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함께 펼치며 공동전선을 형성할 조짐을 보인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전날 회의에서 "프랑스 해군은 영국 군함 및 헬기와 함께 다음 주 싱가포르를 방문한 후 남중국해의 특정 해역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일대 섬에 군사시설을 짓고 비행훈련을 강화하자, 이에 맞선 미국은 군함을 잇달아 파견해 남중국해가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쓸 수 있는 공해(公海)라는 점을 강조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다.

파를리 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언제부턴가 이른바 '영해'에 접근하지 말라는 험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지만, 우리는 이곳을 항행할 것"이라며 "국제법에 따라 이곳은 명백한 '공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를리 장관은 "프랑스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나라는 아니지만, 동맹국 및 우호국과 함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정기적으로 펼침으로써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유럽은 이러한 행동을 지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독일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윌리엄스 장관은 "해로운 영향력을 제거하고 장기적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 세 척의 군함을 남중국해에 파견할 것"이라며 "국가들은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국가들은 스스로 초래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가 더욱 엄중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확대해 작전 기간을 늘리고 더욱 많은 군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동맹국에도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회의에서 "남중국해는 모든 국가에 열려 있고 항행의 자유에 어떠한 제한도 없지만, 중국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민해방군 상교(대령)인 저우보(周波) 중국 국방부 국제군사협력판공실 주임은 "관건은 프랑스와 영국이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 12해리 이내 수역에 진입할지 여부"라며 "12해리 이내에 진입한다면 중국은 이를 의도적인 도발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한 국가의 해안선 돌출부와 섬들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을 기선으로 해서, 이 기선으로부터 바깥쪽 12해리까지를 영해로 본다.

중국이 지난달 18일 남중국해 인공섬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H-6K 폭격기 이착륙 훈련을 하자, 미국은 같은달 27일 군함 두 척을 투입해 파라셀 제도 12해리 이내 수역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