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진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연합뉴스]

 

6일 중국·러시아의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 이탈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11시 52분부터 오후 1시 49분까지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남해 및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한 후 이탈했으며,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힌 상황이다.

발표에 따르면 양국의 군용기의 최초 KADIZ 진입부터 마지막 이탈 시간까지 2시간 정도 걸린 셈이지만 도중에 KADIZ를 이탈했다 다시 진입했던 시간을 제외하면 KADIZ에 머무른 총 시간은 1시간 이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이번 상황에 대해 "우리 군은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의 영공으로 접근하는 타국의 군용 항공기를 미리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하는 선으로 이루어진 구역으로, 영토 및 영해 위에 있는 영공과는 다르다.

다만 국제적 관행으로는 다른 나라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 예정인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할 때 위치를 통보한단 점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 관행을 따르지 않은 측면이 있다.

양국은 그 전에도 합동 순찰 혹은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KADIZ에 군용기를 진입시킨 전적이 있다. 지난해 5월과 11월에도 양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했었다. 중국은 지난 1월 단독으로 이어도 남서쪽의 KADIZ에 진입하기도 했다.

합참은 이날 KADIZ를 침범한 중·러 군용기의 기종을 공개하진 않았다. 지난해 두차례 의 침범 때를 참고하면 중국은 H-6 폭격기, 러시아는 TU-95폭격기일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다. 또 이때와 사실상 동일한 경로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서북방 126km에서 KADIZ로 진입했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KADIZ를 이탈했고, 포항 동북방에서 다시 KADIZ로 들어갔다가 북쪽으로 비행하면서 이탈했다. 이후 동해상에서 합류했던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울릉도 동북방 200km에서 KADIZ에 진입한 후 독도 동남쪽으로 날면서 이탈했다.

합참은 이날 우리 공군의 대응 전력을 공개하진 않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F-15K 등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리 측의 경고에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라 알렸지만, 러시아는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국방부는 이날 위챗 공식 채널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군의 연간 협력 계획에 근거해 6일 동해와 동중국해 관련 공역에서 제6차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비행경로.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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