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엘리자베스는 '세계3대 음악 콩쿠르'
4일 새벽 최종순위 발표에서 1위 호명
2000년대생으로 대회 최연소 이자
아시아 남성 성악가로는 최초의 우승
불어권인 벨기에서 불어로 노래 소화
관객과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
결선에 김태한·정인호·권경민 등
한국인 성악가 3인 진출, 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조수미
"한국인 성악가로 너무 자랑스럽다"

4일(현지시간) 발표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김태한이 '1위'로 호명된 후 무대에 올라 축하를 받고 있다. 오른쪽에 이번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조수미가 박수를 치고 있다. [출처=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영상 캡처]
김태한이 결선 무대에서 '불어'로 발표곡을 열창하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영상 캡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 진출한 권경민 김태한 정인호(왼쪽 사진부터). 올해 결선 진출자 12명 가운데 한국인이 3명으로 가장 많아 주목받았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홈페이지 캡처]

김태한(22·바리톤)이 4일(현지시간) 새벽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에서 진행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성악 부문 최종 순위 발표에서 '1위'로 호명됐다.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흔히 쇼팽·차이콥스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콩쿠르’로 일컬어진다.  아시아 남성 성악가로는 대회 첫 우승이다.

1988년 이 대회에 성악 부문이 신설된 이후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로는 첫 사례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1927년 바이올린 부문으로 시작, 2015년 이후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부분을 번갈아 가며 매년 열고 있다.

또 한국은 첼로 부문으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한 최하영에 이어 2년 연속 대회를 석권하게 됐다. 

최종순위 발표에서는 함께 결선에 오른 베이스 정인호(32)도 5위에 입상했다. 

올해 대회 결선에는 전체 12명 가운데 김태한·정인호·바리톤 권경민(다니엘 권·31) 등 한국 남자 성악가 3명이 진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총 12명이 진출한 이번 대회 결선 무대는 지난 1일부터 전날 오후까지 사흘에 걸쳐 열렸다. 

현지에서는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을 불어권인 벨기에에서 '불어 버전'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김태한은 전날 알랭 알티놀뤼가 지휘하는 라모네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마련된 무대에 올라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모두 불어로 소화했다. 

특히 그는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을 '불어 버전'으로 완벽하게 소화,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인 김태한은 나건용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가운데)가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 극장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마지막 날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9월 독주회에 갓 데뷔한 성악계 샛별인 김태한은 2000년 8월생으로 이번 대회 12명의 결선 진출자 중 최연소자다. 

2021년 국내에서 개최된 한국성악콩쿠르,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비냐스·독일 슈팀멘·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등 3개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올해 대회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심사위원에 포함되어 있어 화제를 모았다. 

조수미는 우승자 김태한을 비롯해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입상자들을 얼싸안고 어깨를 토닥이며 축하를 보냈다. 

조수미는 3일 간담회에서 "한국 성악가로서, 선배로서, 심사위원으로서 한국의 문화적 위상이 그만큼 올라왔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 무척 자랑스럽고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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