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거주 중인 중국 반체제 언론인 가오위의 지난 2015년 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는 4일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앞둔 중국이 자국 내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3일 전했다.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원로 반체제 여성 언론인인 가오위를 포함해 중국 내 반체제 인사들은 이들과 외부의 접촉을 차단하려는 보안 당국의 압력으로 '강제 여행'을 떠나야 했다.

지난 1일 중국 보안 당국 요원들은 가오위를 허난성의 뤄양으로 끌고 갔으며, 톈안먼 사태 당일이 지난 일주일 후에야 베이징의 자택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사실로 입증하는 듯 가오위의 트위터 계정은 지난달 31일 이래 업데이트가 전혀 없다.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던 1989년 4월 당시 '경제학 주보'의 부편집인을 맡고 있던 가오위는 시위를 적극적으로 보도했단 이유로 그해 6월 3일 체포돼 15개월 동안 징역살이를 했다. 또 4년 후인 1993년엔 국가기밀누설죄로 6년을 복역해야 했다.

그 외에도 지난 2014년 4월엔 중국 공산당의 기밀 문건을 미국에 서버를둔 중화권 매체에 제공했단 혐의로 체포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다음해인 2015년 11월 건강 악화로 보석이 허용돼 가택 연금으로 완화됐다.

가오위 외에도 2004년 4월 톈안먼 광장에서 개최됐던 후야오방 전 총서기 15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체포됐던 반체제 인사 후자 역시 얼마 전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어느 리조트에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야오방은 1986년 12월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대학생들에 대화를 시도하다 이들에 동조했단 이유로 다음해 1월 실각했던 중국의 정치인이다. 그는 1989년 4월 세상을 떠났다.

 후야오방을 추모하던 인파가 톈안먼 광장에 몰리면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로 이어졌기에, 중국 공산당의 입장에서 그는 언급되어선 안 되는 존재, 금기라 할 수 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대학생 조직 '가오쯔롄(高自聯)'의 구이저우대학 대표를 지냈던 반체제 예술가 리펑 역시 지난달 거주지 베이징을 떠나 구이저우 쭌이에서 지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이저우 쭌이는 리펑의 고향이다.

이들 외에 많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참가자들과 인권 운동가들이 외부인들과 접촉하거나 연락을 취하면 안 된다는 '경고'를 중국 공안 당국에게서 들었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둔 중국 공산당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최 3일 전 베이징에서 시진핑 퇴진 요구 현수막이 등장했던 사건을 계기로 반체제 인사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되는 모양새였는데, 톈안먼 민주화 시위야말로 중국 공산당이 가장 경계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재발을 막으려 하는 '치부'임이 이번 조치들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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