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걷잡을 수 없는 무질서와 혼란 속에 빠질 것...왜곡, 편파 보도 극대화될 것”
“이사회, 불법기구를 설치하는 그 어떤 의결도 하지 말라”

KBS이사회가 ‘위법’, ‘보복위원회’ 논란이 일고 있는 ‘진실과 미래위원회’ 설치안이 5일 처리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KBS공영노조가 “보수정권 10년 동안 일해 온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보복을 가하기 위한 불법적인 기구라는 것을 우리는 누차 밝혀왔다”며 “그럼에도 이사회가 이를 강행한다면 이사회는 역사 앞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공영노조는 4일 성명을 내고 “이 기구(진실과 미래위원회)가 과거 정권 때의 보도와 프로그램, 데스크 등을 검증한다며 조직 내부를 휘젓는다면 KBS는 걷잡을 수 없는 무질서와 혼란 속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금의 왜곡, 편파 보도는 극대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시과 미래위원회’의 조사위원이 되려는 인물들이 대부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이라고 밝히며 “이 위원회의 설립 목적 자체가 자신들과 뜻을 함께 하지 않은 자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사회의 설치 가결은 마치 조선시대 붕당정치의 한 형태인 환국(換局)과도 같은 것”이라며 “철저하게 반대파에게 보복하려는 자들에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영노조는 “MBC에서는 이러한 기구를 내세워 10여 명을 해고하고 수십 명에게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했다고 한다”며 “불복 소송이 이어지는 등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전했다.

‘MBC 정상화위원회’는 배현진 전 아나운서를 비롯한 파업에 불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복성 인사발령'을 내리며 최근에는 전 정권 시절 MBC에 입사한 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 10명이 회사의 ‘부당해고’를 비판하며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야당이사들을 향해 “이사회는 불법기구를 설치하는 그 어떤 의결도 하지 말라”며 “상식이 있는 이사들이라면 공영방송사에 이른바 ‘인민위원회’라 불리는 불법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성기웅 기자 skws424@pennmike.com

-이하 전문-

(KBS공영노조 성명)

KBS 이사회에게 고한다.

KBS이사회가 6월 5일 이른바 ‘진실과 미래위원회’의 설치안을 처리한다고 한다.

‘진실과 미래위원회’는 보수정권 10년 동안 일해 온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보복을 가하기 위한 불법적인 기구라는 것을 우리는 누차 밝혀왔다. 그럼에도 이사회가 이를 강행한다면 이사회는 역사 앞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게 될 것이다.

활동 기한 10개월과 추가 6개월, 최대 1년 4개월 동안 이 기구가 과거 정권 때의 보도와 프로그램, 데스크 등을 검증한다며 조직 내부를 휘젓는다면 KBS는 걷잡을 수 없는 무질서와 혼란 속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공포 분위기가 조성될 것은 당연하고 사측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더욱 잠재워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왜곡, 편파 보도는 극대화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도, 지금 정권에 충성한다는 비난을 받는 자들이 무슨 자격으로 과거 정권에서의 보도와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또 징계하겠다는 것인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누누이 밝혔지만 조사위원이 되려는 자들은, 대부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으로, 이 위원회의 설립 목적 자체가 자신들과 뜻을 함께 하지 않은 자들을 겨냥할 것임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므로 이사회의 설치 가결은 마치 조선시대 붕당정치의 한 형태인 환국(換局)과도 같은 것이다. 철저하게 반대파에게 보복하려는 자들에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이미 MBC에서는 이러한 기구를 내세워 10여 명을 해고하고 수십 명에게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했다고 한다. 불복 소송이 이어지는 등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S마저 불법 보복기구를 만든다면, ‘방송의 독립’ 문제가 아니라, 방송국이 마치 ‘인민위원회’에 접수되는 ‘직장소비에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한다.

이사회는 불법기구를 설치하는 그 어떤 의결도 하지 말라.

상식이 있는 이사들이라면 공영방송사에 이른바 ‘인민위원회’라 불리는 불법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특히 야당이사들에게 고한다.

당초 안(案)에서 조항 몇 개를 삭제했다고 불법이 합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체 무슨 약점을 잡혔기에 불법기구를 만드는데 협조하려는가. 더 이상 부역자란 소리를 듣지 말고 제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바란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 이사회를 지켜볼 것이며, 공영방송 KBS를 수호하는데 온 힘을 다할 것임을 천명한다.

2018년 6월 4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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