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서 정창수 강원지사후보 유세중 50대男 돌진…수행단장 폭행해 전치2주
출정식서 폭행당해 넘어진 권영진 대구시장후보, 조롱 대상에 진단명 시비 잇따라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도 피습…가해자 "견해 다르다고 폭행한 나는 히틀러와 다르지 않았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 '피습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공식선거운동 첫날부터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후보가 장애인단체 회원 수십명의 유세 방해와 함께 물리력 행사로 넘어져 꼬리뼈에 전치 3주 부상을 입은 데 이어, 4일에는 정창수 강원도지사 후보 쪽으로 돌진한 괴한에게 후보 수행단장이 폭행당했다. 선거 때 야당 인사들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과 선거방해가 만연했던 '자유당 정권 말기' 같은 상황이 지금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유세 활동 중인 정창수 자유한국당 강원도지사 후보(前 국토해양부 제1차관, 前 인천공항공사 사장, 前 한국관광공사 사장) 및 캠프 인사들.
유세 활동 중인 정창수 자유한국당 강원도지사 후보(前 국토해양부 제1차관, 前 인천공항공사 사장, 前 한국관광공사 사장) 및 캠프 인사들.

4일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쯤 정창수 한국당 강원지사 후보(前 국토해양부 제1차관, 前 인천공항공사 사장, 前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유세가 한창이던 춘천 중앙로터리에서 정 후보 측 수행단장을 폭행한 50대 남자 A씨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유세 현장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다 정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정 후보가 서 있던 유세 단상으로 돌진했고, 이를 제지하던 정 후보 수행단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하는 폭행을 시도했다는 게 정 후보 측 전언이다.

경찰은 정 후보 선거운동원에 대한 정확한 폭행 혐의를 조사 중에 있으며, 피해자인 수행단장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정 후보 캠프는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 배후에 어떤 선거 방해세력이 있는지 등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합당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장 후보(현직 대구시장)가 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개시 첫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반월동에서 개최한 출정식에서 한 장애인단체의 '연설 방해'를 피해 움직이다가 폭행 당해 넘어졌다. 이 사건으로 권영진 후보는 꼬리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장 후보(현직 대구시장)가 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개시 첫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반월동에서 개최한 출정식에서 한 장애인단체의 '연설 방해'를 피해 움직이다가 폭행 당해 넘어졌다. 이 사건으로 권영진 후보는 꼬리뼈 골절로 의심되는 증상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권영진 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달 31일 대구시 중구 반월당 동아쇼핑점 앞에서 출정식 개최 전후로 '420대구장애인차별철폐' 소속 회원 30여명의 행사 방해와 함께 폭행을 당해 허리와 꼬리뼈 등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권 후보는 선거운동 개시 첫날부터 출정식 이후 일정을 모두 취소했고, 캠프 대변인을 통해 "후보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 규정한다"며 "직접 폭행에 가담한 용의자가 누군지 신속하게 밝혀내고 문제 단체의 배후에 어떤 선거 방해 세력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사건 초기부터 친정부 좌파진영은 폭행 발발보다 '권 후보의 자작극'이라는 식으로 '물타기'에 나서며 피해자를 조롱 대상으로 삼는 행태를 보였다.

이후 목발을 짚고 선거운동에 나서게 된 권 후보는 4일 때 아닌 '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의사협의회)라는 단체에서 소견서 상 진단명 시비 대상이 되기까지 했다. 

사건 초기 캠프 측 인사가 권 후보가 '꼬리뼈 골절상'을 입었다고 일부 언론에 답변한 데 대해 성명을 내 "권 후보 측이 공개한 병원 소견서에는 '골좌상'으로 명기돼 있다"며 "골좌상을 골절로 언론에 알린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에 권 후보 측 장원용 대변인은 "캠프가 권 후보의 상태에 대해 골절이라고 단언해 '발표'한 바가 없다"며 "사고 직후 권 후보는 모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인 촬영을 했고 골절이 의심되는 부상이라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밀검사 후 주치의는 골반부 미골(꼬리뼈) 부위 골좌상, 요천추의 염좌 및 긴장이라고 공식 진단했고 3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공식 확인했다"며 "사실이 이런데도 단체(의사협의회)가 숨겨졌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성명서까지 낸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선거 개입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행동을 자제하고 인도주의 실천이라는 대의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강원도 동해시를 거주지로 둔 것으로 밝혀진 김모씨(31·무직)가 지난 5월5일 국회 본관 앞 계단 위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나도 아버지도 한국당 지지자였다. 부산에서 왔다"고 말하며 악수를 청하는 척 다가가 턱을 노려 가격했다.
강원도 동해시를 거주지로 둔 것으로 밝혀진 김모씨(31·무직)가 지난 5월5일 국회 본관 앞 계단 위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나도 아버지도 한국당 지지자였다. 부산에서 왔다"고 말하며 악수를 청하는 척 다가가 턱을 노려 가격했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 인사 역시 폭행 '타겟'이 된 바 있다. 지난달 5일 국회 본관 앞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드루킹 등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 특별검사 도입법안 처리 촉구 단식을 벌이던 중 자신을 '한국당 지지자'로 속이고 접근, 김성태 원내대표의 턱을 노려 가격한 김모씨(31) 사례가 있다. 당초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노렸으나 눈에 띄지 않자 김 원내대표를 노렸다는 자백까지 나온 사건이다.

김씨는 당일 체포된 뒤 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이달 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영아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징역 1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제1야당 원내대표를 폭행해 사안이 중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점, 조울증이 영향을 미친 점 등을 골려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를 선처해준 김 원내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며 "제 생각과 다르단 이유로 폭력을 쓰는 것은 총칼만 들지 않았다 뿐이지 히틀러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처절하게 반성했다"고 했다. 법원은 오는 21일 오전 10시 김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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