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약 지키려면 매년 15% 이상 최저임금 인상해야
KDI "일자리안정자금 등 정부 지원금도 급속히 확대될 것"
"16.4%나 올린 올해 최저임금으로 최대 8만4000명 고용 감소"

대표적인 국책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4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문 대통령이 자신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5% 이상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고 이는 2019년에 9만6000명, 2020년에 14만4000명의 고용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KDI는 올해 16.4%나 올린 최저임금의 영향으로도 최대 8만4000명의 고용이 감소했다는 추정치도 덧붙였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 가능성을 국책연구기관으로서는 처음 제기한 것이다.

KDI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1만원'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나설 경우에 향후 2년간 24만개 일자리가 사라지는 고용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KDI는 "내년과 내후년에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반복되면 임금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그 어느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면서 고용 감소폭이 커지고 임금 질서가 교란돼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KDI는 "올해 최저임금이 임금 중간값(전체 임금 근로자를 임금 순서대로 배열했을 때 중간 순위에 해당하는 임금)의 55% 수준인데 내년과 내후년에 최저임금을 15%씩 인상할 경우 이 비율은 각각 61%, 68%로 올라가고 이 수준은 유럽에서도 이 비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60%)보다도 높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년과 내후년에도 최저임금을 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KDI는 최저임금을 매년 15%씩 계속 인상할 경우 일자리안정자금 같은 정부 지원금도 급속히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일자리안정자금 규모는 3조원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약속한 바 있다. 정권을 잡은 문 대통령은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작년(6470원)보다 16.4%나 올렸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 인상률인 7%의 두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KDI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가 최대 8만4000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영세사업자들이 폐업하거나 고용을 줄였고 저소득층의 실직이 일어나면서 빈부의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는 결과가 최근 통계청의 가계소득동향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지만 문 대통령은 통계청의 자료를 조작해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만든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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