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봉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의 자녀가 채용 계획 단계에서부터 내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추천제 채용 절차에서 송 차장의 딸이 추천받은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30일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충북 선관위의 '2018년도 경력경쟁채용 시험 실시 계획' 내부 문건에는 송 차장 자녀 A씨의 인적 사항이 이미 기재돼 있었다. 채용 절차 시작도 전에 A씨 채용을 전제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A씨는 2018년 충남 지자체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비다수인 대상 채용' 방식으로 충북 선관위에 경력 채용됐다.

비다수인 채용이란 공고 없이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추천 등을 받아 채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때문에 A씨가 추천된 것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온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당 문건과 관련해 "특정인의 특정인을 위한 채용 계획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당시 채용 실시 계획서에는 채용 예정 인원이 2명이라는 점과 A씨를 포함한 응시대상자 2명의 소속, 성명, 주요 경력, 학력 등이 기재됐다. 이렇게 A씨의 인적 사항이 기재된 것은 다른 지역 선관위 비다수인 채용 때 작성된 채용 계획 문건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전북선관위, 2016년 울산선관위 비다수인 채용 계획 문건 등에는 채용 인원과 절차 등만 적혔을 뿐 응시 대상자의 인적 사항은 기재돼 있지 않다.

A씨는 당시 채용 면접에서 면접위원 3명으로부터 모두 만점을 받았다. 3명의 면접위원은 5개 항목에 대해 모두 최고점인 '상'을 줬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자체 특별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적 사항 기재의) 적정성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 직원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은 당초 1명인 것에서 10명 이상인 것으로 불어났다. 선관위의 5급 이상 직원 전수조사 중 4·5급 직원 자녀의 경력 채용 사례가 추가로 5건 이상 확인돼 직원 11명의 자녀가 경력 채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전수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 그 규모가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신우용 제주 상임위원 등 기존에 확인된 사례 외에 의심 사례가 추가 확인되면서, 선관위는 이날 노태악 선관위원장 주재로 긴급위원회의를 열고 오는 31일 개혁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선관위 논란에 대해 "내부 자체 조사가 아니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감사원 감사 촉구, 검찰 수사 의뢰 등 이번 사태의 모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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