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원/달러 환율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지만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 선진국이 동시에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에 게재된 '원화 강세 지속의 배경과 전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말부터 약 10년째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을 택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확대했기 때문이다. 달러당 1,568.0원을 기록했던 환율은 최근 달러당 1,080원선을 맴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15년 12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여전히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ECB와 BOJ의 보유자산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각각 3조4천억유로, 418조엔 증가했다.

또 금융위기 후 시장의 변동성지수(VIX)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선호하고 있다. 이처럼 풍부한 유동성과 위험 선호현상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 잔액은 8천20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말 4천460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EU도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나서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ECB는 이르면 내년부터 금리를 인상하고 테이퍼링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은행도 시장 자금공급량을 서서히 줄이고 있어 '스텔스 테이퍼링'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주요 선진국이 돈줄을 조이면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고 외국인 투자자금도 해외로 빠져나가게된다. 원/달러 환율도 자연히 상승하게 된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정책 정상화가 동조화되는 시점에는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긴축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외화 유동성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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