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교수 "홍장표 경제수석, 학자로서 지극히 불량한 통계조작…사기꾼에 속는 文대통령은 바보"
오정근 박사 "모호한 근거로 통계청 '가구당 소득' 자료를 '개인'으로 재가공…홍 수석, 학자로서 양식 부족"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단언한 바 있다. 같은 시기,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소득동향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의 벌이는 8% 넘게 떨어졌다. 문 대통령과 통계청의 주장이 다른 것이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논란이 일자 지난 3일 예정에도 없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통계청 자료를 노동연구원과 보건사회연구원이 재가공한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비호하고 나섰다. 

홍 수석의 설명에 따르면 통계청의 올해 1분기 가계소득 원본 자료에서 '월급 받는 근로자'만 따로 떼내 분석했더니 최하위 10%를 뺀 나머지 90% 근로자들이 소득이 늘었고 소득수준이 낮은 근로자일수록 많이 늘었다.

홍 수석의 이런 주장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자영업자가 568만 명(2017년 기준)에 달하고 실직자도 많은데 이들은 쏙 빼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수치만 뽑아내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연합뉴스 제공)
사진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연합뉴스 제공)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홍 수석이 주재한 기자간담회가 종료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작의 달인, 홍장표 수석. 대통령과 국민을 우롱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이 교수는 "통계의 조작 중에 가장 흔하고 쉬운 것이 표본집단을 편의적으로 취하는 것"이라며 "(홍 수석은) 취업하고 있는 계층의 결과만 갖고 문대통령이 말한 90% 긍정효과를 변호하고 나섰고 이는 학자로서 통계를 다루는 자로서 지극히 불량한 사기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기꾼에게 잘도 놀아나면서 적어준대로 읽는 바보가 되고 있다"고 홍 수석과 홍 수석이 제공한 자료를 그대로 읽은 문 대통령를 강력히 비판했다.

또 이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문제는 취업자의 임금은 올라가지만 인위적으로 올라간 임금 때문에 실업이 늘어난다는 것과 자영업자, 영세업자들이 폐업하면서 그들의 사업소득이 줄어든다는 것에 있다"며 "근로소득의 통계만 보면 자영업자와 영세사업자들의 사업소득의 축소는 잡히지 않는다"고 실업자와 자영업자, 영세업자 등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피해를 본 계층을 모두 제외한 홍 수석의 통계 조작을 지적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경제학 박사)도 4일 정규재TV '오정근 교수의 경제산책'에 출연해 홍 수석을 비판했다. 오 박사는 "홍 수석은 통계청이 '가구'를 기준을 만든 통계를 '개인'으로 임의적으로 통계를 재가공했다"며 "가구주, 배우자, 가구원 등 2인 이상의 소득을 어떤 기준으로 개인으로 나눴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오 박사는 "통계청이 낸 자료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들의 60%의 소득이 악화됐고 소득 하위 20%의 57%가 일이 없는 무직자인데 작위적으로 자영업자와 실직자를 제외하고 최저임금의 긍정적 영향을 받는 임금 근로자만 놓고 통계를 재해석한 홍 수석은 학자로서 양식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이 문 대통령의 '90% 발언'의 근거라고 제시한 자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무직자 등 '근로자 외 가구'는 빼고 만든 통계로 사실상 청와대가 스스로에게 유리하도록 통계청의 원본자료를 조작한 결과다.

홍 수석 스스로도 기자간담회에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하위 20%의 벌이가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것에 비춰보면 뜻밖의 결과"라고 말하며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