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중단…제1야당 대표로는 전례없는 일
광역단체장 후보들, 홍 대표의 ‘지원유세’ 피하기도
후보들, 문-홍 대결로 고착화되는 것에 부담느낀 듯
洪 “선거만 이길 수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나"
"민주당이 이기면 이 나라는 일당 독재국가...민생과 견제가 이번 선거의 본질"
한국당 '중앙·지방' 투트랙 선거운동…중앙당, 공중전 집중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지방선거 지원유세 중단을 선언했다.
 

홍 대표는 3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광역 후보들이 이번 선거를 지역 인물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면서 “일부 후보들 의견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들어 그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내일부터 나는 유세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선거만 이길 수 있다면 내가 무엇인들 못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투표일 열흘을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지원유세 중단을 선언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광역단체장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공연하게 홍 대표를 피하는 현상이 반복되자 택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그는 “내가 유세에 나서니 문・홍(문재인 대 홍준표) 대결로 고착화되고,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 세상인데 문・홍 대결로는 선거에 이길 수 없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북풍(北風)으로 선거를 치루려고 하면서 문 대통령 뒤에 숨어버리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된다는 것”이라고 일부 후보들의 주장을 인용했다.

홍 대표는 “이번 선거는 문・홍 대결이 아니라 지방행정을 누가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지방선거”라며 “이미 제가 던진 메시지는 널리 전파되어 이번 지방선거는 ‘북풍 선거’가 아니라 ‘민생파탄 심판선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기면 이 나라는 일당 독재 국가로 간다"면서 "민생과 견제가 이번 선거의 본질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자유한국당의 전국 재보선 지역 국회의원,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들 모두 훌륭한 분들”이라며 “전국 각지에서 후보들의 됨됨이를 잘 판단하시어, 국민 여러분들 께서 우리 당 후보님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시도록 다시 한 번 간청드린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당초 이날 강원·충북·경기·서울을 훑는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비공개 전략회의를 가졌고, 향후 지역 유세 일정 대신 중앙당에서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등 공중전에 주력하기로 했다. 각기 선거 후보자들은 각 지역 민생문제를 다루는 식의 투트랙 선거운동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당 대표가 직접 나선 지원유세에는 광역단체장 후보 등이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함께 해왔다. 그러나 홍 대표가 지원에 나선 지역구 후보들이 잇따라 지원 유세에 불참하는 경우가 생겼다. 

지난 1일 울산 달동에서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일정에서 김 후보를 만날 수 없었다. 김 후보가 이날 일정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같은날 경북 포항시 청명시장을 지원 유세차 찾았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도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홍 대표는 전날인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이인제 한국당 충남도지사 지원유세,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등에서 열린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지원유세도 광역단체장 후보 없이 진행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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