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긍정효과 90%?…소득 늘어난 가구는 상위 27.6%에 불과...조선닷컴 보도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주말 이례적 기자회견 개최 "90% 긍정은 개인별 분석" 주장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는 발언의 통계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 인터넷판(조선닷컴)이 3일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문 대통령과 청와대 측의 주장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근로자 임금이 다 늘었고 특히 저임금 근로자 쪽 임금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의 통계 근거가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통계청 10분위 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소득을 10분위로 나눴을 때 하위 10%를 제와하고는 모두 다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고 소득에 관해서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도 줄었다"고 논란을 진화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8년 1분기(1~3월)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에서 사용한 가계별 소득 자료(미시자료)분석해 소득 상위 27.6%에 속한 가구들의 총소득만 전년대비 증가했고 나머지 72.4%에 속한 가구들의 월 평균 총소득은 줄었다고 3일 보도했다.

올해 1분기와 작년 1분기의 가계소득을 분석한 결과, 상위 27.6% 가구의 소득만 늘었고 나머지 72.4%의 소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하위 10%를 제외하고 모두 소득이 늘었다는 주장과 거리가 먼 분석 결과다.

소득 상위 27.6%에 속한 가구들의 총소득이 전년대비 모두 증가한 가운데 월 평균 총소득 증가폭은 33만2000원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72.4%에 속한 가구들의 총소득은 모두 감소했고 월 평균 소득 감소폭은 15만8000원이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가계조사에서 최하위 20% 소득이 쪼그라든 원인으로 70세 이상 가구 증가를 꼽았다. 조선비즈가 분석한 결과로 보면 70세 이상 가구가 가계 소득 하락에 일부분 영향을 미쳤지만 정부가 설명한 주된 원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나 사업을 통해 돈을 벌기 어려운 7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고 같은 방식의 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상위 36.2%의 가구 소득은 증가한 반면 하위 63.8% 가구의 소득은 줄었다. 근로소득의 경우 상위 37.4% 소득은 늘었지만 하위 62.6% 소득은 감소했다.

한편, 청와대 홍장표 경제수석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이 했던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발언의 근거를 제시하며 추가적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홍 수석 역시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 가구의 벌이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인정했다.

홍 수석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하위 20%의 벌이가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것에 비춰보면 뜻밖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홍 수석은 "가구별 근로소득이 아닌 개인별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90%가 작년보다 올해 소득증가율이 개선됐다"고 문 대통령의 발언은 통계청 자료가 아닌 별도의 검토를 거친 자료를 인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이 주말에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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