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운데)가 18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이곡리 캐나다전투기념비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와 함께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질 매랙 주한 캐나다 대사관 국방무관.2023.5.18/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사건 등 각종 사법리스크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투기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큰 위기를 맞고있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최근 부쩍 활발해진 정치행보가 눈길을 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대선 직후 있었던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유일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됨으로써 민주당이라는 거대 야당의 존재와 더불어 윤석열 정부가 아직까지도 국정 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핵심적인 요인이 된 바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23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밝힌 글을 SNS에 올렸다.

김 지사는 '끝나지 않은 길'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을 마친 봉하마을을 떠나면서 우리가 가야할 길을 다짐해본다"면서 "'비전2030'의 가치를 '비전2050'으로 더 크게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비전 2030’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월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로 가야하는데 변화의 시기에는 거기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고 사회투자가 부족하고 사회적 자본이 낮은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내놓은 국가성장 비전이다. 김동연 지사는 당시 기획재정부 국장으로 '비전 2030'을 만드는 실무작업에 참여했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광주 조선대학교를 찾아 특강을 하면서  "2007년에 제시한 비전2030은 25년 뒤에 대한민국 비전은 무엇이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은 무엇이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비전 2030은 민주주의·시장경제 혁신, 능동적인 개방, 동반성장, 균형발전, 사회투자, 사회적 자본, 평화의 동북아시아 등이 주요 전략으로 담겨있다.  김 지사는 조선대 강의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너무나 실망스럽게 그 당시 야당(현재 여당)에서 '세금폭탄' 프레임을 씌워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여러차례 비전 2030을 중심에 놓고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와관련, 그는 조선대 강연에서도 "아주대 총장 시절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문재인 대통령이 부총리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다. 더 이상 공직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문 대통령이 '김 총장이 만든 비전 2030 보고서가 우리 캠프 바이블이었는데 이제 원저자가 정책에 옮겨야 되지 않느냐'고 말해 부총리를 수락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노무현 정신'을 담은 비전 2030을 고리로 민주당의 대안으로서 정치적 위상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지사는 올해 1월 봉하마을을 다녀온 뒤 "노무현, 문재인 두분께서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 기회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지사가 내건 '기회의 경기'라는 도정 슬로건과 '노무현 정신'을 연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대안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국민 3명 중 1명이 '대안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김 지사가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안이 없다”는 응답이 33.9%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17.1%는 이낙연 전 대표, 15.9%는 김동연 지사를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지사측은 경기도지사라는 직함을 십분 활용한 정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김동연 지사가 26일 가평군 자라섬에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7번째 ‘맞손토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 취임후 만들어진 맞손토크는 경기도 시·군을 순회하면서 지역별 현안을 놓고 주민들과 토론을 벌이는 행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후임 경기지사인 김동연 지사는 공정한 공동체 만들기, 사회적 경제실현 등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도정방향을 대부분 계승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정무부지사 직함을 평화부지사로 바꾼 것을 경제부지사로 변경한 것 외에, 평화협력국 노동국 사회적경제국 같은 좌파정책 시행용 실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와함께 경기도청 고위 간부 인사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발탁했던 간부들을 대부분 요직에 기용하고 있어 경기도청 주변에서는 김 지사의 도청을 두고 ‘이재명 지사 2기’라는 평판이 나돌고 있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김동연 지사가 친노와 친문은 물론 친명까지 한꺼번에 녹여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겠다는 행보로 받아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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