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리, 히로시마 G7 계기 13년만 방한 회담
尹, "올해는 수교 140주년" 
"독일은 핵심 우방국이자 가치 파트너"
숄츠 "DMZ 방문했다. 북한 비핵화 노력에 동참"
양 정상 "러 침공 절대 불용 공동 입장"
숄츠 "한일관계, 尹 용감한 결단 존경"
"한일과 협력하며 中의존 낮추는게 중요"
尹-숄츠 "한독 군사비밀협정 조속 체결
김건희 여사는 '문화재 반환', 문화외교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독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곧바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비핵화, 우크라이나 전쟁, 대중국 정책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숄츠 총리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3년 만에 방한하면서 이뤄졌다.  

숄츠 독일 총리는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와 독일의 교류 개시 140주년이 되는 해에 방한하셔서 더욱 뜻깊다"며 "양국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었음에도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을 통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뤄냈다"고 인삿말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브리타 에른스트 여사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 공식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이어서 "글로벌 복합위기 앞에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하는 국가와의 연대와 협력이 매우 긴요하다"며  "독일은 핵심 우방국이자 가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숄츠 총리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상은 더는 그 이전의 세상이 아니다"라며 '시대전환'(Zeitenwende)을 선언한 점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 실현에 있어 '시대전환' 기조와 긴밀하게 동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숄츠 총리는 "올해는 한독 수교 체결 140주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 양국은 경제교류 뿐 아니라 인적 교류 역시 중요했다"며 "파독 광부와 간호사 등 독일에 많은 한국인이 오고, 그들이 우리 독일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했다"고 화답했다. 

또"대한민국의 발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긴밀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비무장지대(DMZ)를 직접 방문해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직접 목도했다"라며 "양국 관계가 분단의 경험으로 인해 더욱 긴밀하게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국방과 방산 협력 확대가 중요하다는 점에도 동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한-독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조속히 체결해 방위산업 공급망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양국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 속에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며 특별한 유대감을 쌓았다"며 "독일은 핵심 우방국이자 가치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이 불법적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발신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DMZ 방문을 언급하며 "독일과 한국이 매우 끔찍한 분단의 경험 해왔단 것을 목도했다"며 "독일은 30년 전 통일을 이루고 분단을 극복했지만, 대한민국은 현재도 쓰디쓴 분단의 현실을 직면한 점에 매우 큰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불법적 무기 개발이나 핵무기 개발은 대한민국 안보의 큰 위협이 되고, 일본까지 위협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독일은 대한민국을 깊은 연대로 지원하는 바이며, 저는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숄츠 총리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결단한 것에 대해 "역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인 일본관계에 대해 용감한 결단을 내린 것에 존경한다"고 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연대와 지지도 표명했다.

숄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독일은 러시아 침략전쟁에 대해 분명한 공동의 입장을 정립했다. 영토의 주권 침략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한국을 공식 방문한 브리타 에른스트 여사와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회담에서는 대중국 정책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작년 연말에 숄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소감과 입장에 대해 제가 여쭤봤다"며 "숄츠 총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도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상당하기에 중국과의 관계가 아주 합리적으로 잘 관리돼야 한다, 불필요한 위험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는 "우리가 확실한 계획을 갖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동일선상에서 예를 들어 일본, 대한민국과의 협력을 추진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대통령은 "숄츠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독일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 국가들, 여타 유사 입장국과 함께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과 함께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양국 정상은 수소·반도체·바이오·청정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교역·투자 확대,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의 조속한 체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인도·태평양전략 공조 등에 합의했다.

한편,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숄츠 총리 부인 브리타 에른스트 여사는 이날 환담하고 한국 문화재 반환을 포함해 문화 교류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김 여사는 독일과 논의 중인 문화재 반환과 관련, "독일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문화재 관련해 양국 전문기관 간 공동 출처조사 등 구체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른스트 여사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 반환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계속 협의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이어 김 여사와 에른스트 여사는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해 한-독일 우호 관계가 더욱 심화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김 여사는 에른스트 여사에게 올해 양국 간 교류 14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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