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개업한 서점인 ‘평산책방’이 끝없는 구설수에 휩쓸리고 있다. 이번에는 책방의 도메인 주소(psbooks.kr)가 딸 다혜씨 이름으로 등록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후이즈후에서 평산책방을 검색하면 평산책방 도메인 등록인이 문다혜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후이즈후 캡처]​
​후이즈에서 평산책방을 검색하면 평산책방 도메인 등록인이 문다혜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후이즈 캡처]​

펜앤드마이크가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 도메인 검색 시스템인 후이즈에 평산책방의 인터넷 사이트 주소로 전해진 ‘psbooks.kr’이라는 도메인의 상세정보를 검색해본 결과에 따르면, 이름의 등록인과 책임자는 ‘문다혜’로 적혀 있다. 책임자 이메일 주소 역시 문다혜씨의 이메일로 알려진 계정이 등록돼 있다. 이 도메인 계약일은 지난 1월 5일이고 사용 종료일은 2026년 1월 5일이다.

평산책방 홈페이지 도메인 소유한 문다혜, 매년 2만원씩 손해보는 거래한다고 주장

문다혜씨가 평산책방 도메인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 주소지가 있는 개인이나 법인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의 설립이 ‘공익 목적’이라고 밝힌 만큼, 딸 명의의 도메인 주소를 사용한 것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태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공익 목적이라는 명분을 의심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도메인을 선점하고 거액의 사용료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의 지난 19일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도메인을 등록하는 실무적인 일을 대통령님이 직접 하실 것도 아니고 이름을 드러내기도 그렇고 해서 딸 이름과 이메일 주소로 도메인을 등록했다”고 해명했다. 평산책방 측도 “다혜씨가 저희에게 해당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라고 넘겨주셨고 이를 대가로 따로 다혜씨에게 지불하는 돈은 없다”고 했다.

후이즈 시세에 따르면 다혜씨는 등록 비용으로 올해는 1만4850원을 냈고, 내년부터는 해마다 2만2000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매년 2만원 안팎씩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2026년 1월 5일 이후에도 다혜씨는 ‘psbooks.kr’이라는 도메인 주소에 대해 등록연장을 할 권리를 갖는다. 평산책방 측 해명대로라면 문다혜씨는 계속 손해보는 장사를 해야 한다.

안도현이 대표인 재단법인 평산책방, 도메인 등록할 시간 충분했다

문 전 대통령이나 평산책방 측의 이같은 해명은 석연치 않다.

평산책방은 시인 안도현씨가 대표로 있는 동명의 재단법인과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책방운영위원회가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평산책방 홈페이지에는 재단법인 평산책방으로 등록돼 있고, 대표는 안도현씨로 되어 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평산책방 홈페이지에는 재단법인 평산책방으로 등록돼 있고, 대표자는 안도현씨로 되어 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 도메인으로 굳이 재단법인이 아닌 대통령의 딸 명의 도메인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다혜씨가 이 도메인을 등록한 날짜는 1월 5일이다. 양산세무서장이 발행한 재단법인 평산책방의 사업자등록증에는 개업연월일이 1월 4일로 되어 있다. 도메인 주소 등록을 위해 필요한 사업자등록번호를 받은 날짜도 1월 9일이다. 나흘만 기다려서 평산책방 법인 명의의 도메인을 등록하면 되는데 굳이 다혜씨 명의를 동원한 것이다. 평산책방은 4월 26일 개업을 했으니 재단법인이 홈페이지 도메인을 등록할 시간은 충분했다.

더욱이 기자가 21일 후이즈에 평산책방으로 검색해서 등록 가능한 도메인을 검색해보니 평산책방으로 등록 가능한 도메인이 210개이고, 그 중에서 실제 책방 도메인으로 적절한 것은 7개에 달한다.

3개월 빨리 설립된 재단법인 놔둔 채 개인사업자 문재인에 수익 귀속되도록 조치하기도

평산책방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의 개인사업자 대표로 등록해 수입금 전액을 가져가도록 됐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 개점 인사 글에서 "책방 운영은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책방운영위원회가 맡는다. 수익은 전액 재단에 귀속되고 이익이 남으면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힌 것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문 전 대통령 측은 절차가 간단한 개인사업자로 임시 등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개인사업자 ‘평산책방’의 설립 신고일은 지난 4월 24일이다. 평산책방은 4월 26일 문을 열었다. 이에 비해 ‘재단법인 평산책방’의 설립신고일은 2023년 1월 4일이고, 사업자등록번호도 1월 9일 발급받았다. 재단법인 설립이 개인사업자 등록보다 3개월 이상 빨랐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 측 해명은 납득하기 불가능하다.

재단법인이 운영주체로 신고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고, 오히려 개인사업자 신고가 책방 개업을 앞두고 급하게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 측의 해명에 비판이 따르는 대목이다.

논란이 거키자 문재인 개인 명의 사업자는 폐업 조치

문 전 대통령도 이 같은 모순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 같다. 펜앤드마이크가 지난 10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개인 명의의 사업자 '평산책방'을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산책방 영수증의 사업자번호(448-○○-○○○○○)를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조회하면, '폐업자 (부가가치세 일반과세자, 폐업일자:2023-05-08) 입니다'라는 게시문이 떴다.

문 전 대통령 개인 명의 사업자에게 수익을 귀속시키려 했던 것과 딸인 다혜씨 명의의 도메인을 사용하는 것 등은 재단법인이 공익목적으로 평산책방을 운영한다는 취지와 어긋나는 사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처럼 평산책방이 일종의 ‘사유화’ 구설수에 오르도록 만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결국 문다혜씨가 ‘대통령의 딸’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게 모든 논란의 불씨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여옥, 문다혜 직업은 ‘문재인 딸’이라고 직격

전여옥 전 국회의원은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문다혜와 조민~ 직업은?’이라는 글을 올려 “문다혜의 직업은 ‘문재인 딸’, 조민의 직업은 ‘조국 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쪼민:전직 의사(이미 종침?), 문다혜: 전직 요가 강사(요즘 휴업?). '무직자' '백수'? 둘 다 대책없는 '백조'아닌가요?”라면서 “아닙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부럽잖아요. 문다혜 직업은 '문재인 딸', 조민 직업은 '조국 딸'입니다”라고 말했다.

​“먹고 사는 데 지장없을 뿐 아니라 문다혜는 닉만 '이름없는 꽃'일 뿐 '문재인의 딸'로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죠. 청와대에서 1년을 공짜로 살고 요즘은 '뭉개버린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용어) 매니저' '평산책방 기획자'. '수상한 식탁 대변인'도 맡고 있죠”라고 주장했다.

평산책방 운영에 관여한 흔적이 없는 안도현은 ‘얼굴 마담’?...안도현의 재단법인은 애완동물 장묘 서비스업으로 등록돼

결국 평산책방의 실질적 운영자가 문다혜씨라는 게 전여옥 전 의원의 추론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시인 안도현씨가 대표인 재단법인 평산책방이 실질적인 운영 주체인지가 불투명하다. 안도현씨는 ‘얼굴 마담’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안씨가 평산책방 운영에 관여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8일 폐업처리된 문 전 대통령의 개인사업자 평산책방은 책방 운영에 적합한 ‘서적, 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 종목으로 신고됐었다. 반면에 평산책방 현재 운영주체인 재단법인 평산책방(대표 안도현)은 ‘애완동물 장묘 및 보호 서비스업’으로 국세청에 신고가 돼 있다는 게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다.

애완동물 장묘 서비스업으로 신고된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문재인의 딸 중 누가 실질적인 책방 운영자인지는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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