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우세 속에 김문수 안철수 추격...여론조사 얼마나 맞을까
박원순 "시장 일 잘하려면 민주당 시·구의원 후보들 모두 당선돼야"
김문수 "통일은 자유 통일, 공산 통일 목숨 걸고 막겠다" 안보 걱정
안철수 "박 시장 취임 후 3년 만에 강력범죄 피해자 60%증가"

왼쪽부터 박원순, 김문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제공 ]
왼쪽부터 박원순, 김문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제공 ]

6·13지방선거 선거운동기간이 지난달 31일 시작된 가운데 여야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들도 주말인 2,3일 본격적인 주말 유세를 벌였다. 대한민국의 수도(首都)라는 상징성을 지니는 서울은 여론조사에서 현직 시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제3당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역전을 노리며 박원순 시정(市政)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추격하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규모력’을 동원한 대대적인 유세운동에 착수했다. 4년 전 재선에 도전할 때 유세차 없이 홀로 배낭을 메고 골목을 누비던 박 후보가 이번엔 유세차 47대를 동원해 본인보다는 민주당 구청장·시의원·구의원 후보 지원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3일 "박 후보가 이번에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르고 후보가 된 만큼 경선이 없었던 2014년과는 캠프 진용이 확연히 다르다"며 "경선 과정에서 당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 '후보와 당이 완전히 결합한 형태의 캠프'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각종 유세에서 "시장이 일을 잘하려면 민주당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이 모두 당선돼야 한다"며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함께 손 든 추미애-박원순-류경기(서울=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31일 서울 중랑구 면목역 광장에서 열린 류경기 중랑구청장 후보(왼쪽) 출정식에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류 후보와 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2018.5.31
함께 손 든 추미애-박원순-류경기(서울=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31일 서울 중랑구 면목역 광장에서 열린 류경기 중랑구청장 후보(왼쪽) 출정식에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류 후보와 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2018.5.31

동시에 강북을 찾아서는 "당선되면 한 달 간 강북에 살며 강북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살피겠다"는, 강남을 방문해서는 "위로는 문재인 대통령, 중간에 서울시장 박원순, 구청장으로 민주당 구청장이 함께하면 한반도 번영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박 후보는 주말인 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트럴파크에서 시민들과 일상에서 진정한 작은 행복을 찾는 소확행(小確幸-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젊은층을 주요 타겟으로 삼는 길거리 유세도 적극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3일 오전 서울 관악구 관악산 입구에서 등산 온 시민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막 이후 첫 주말인 2일 한국당의 취약지역으로 통하는 '강북 라인'을 집중 공략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강북구 미아삼거리역에서 아침 인사를 하고 우이동 도선사 입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도봉 홈플러스 앞과 신도봉시장 등을 돌며 서울시민들을 만났다.

김문수 후보 [연합뉴스 제공]
김문수 후보 [연합뉴스 제공]

김 후보는 특히 성북구 성신여대 사거리 유세에서 "남북통일이 이뤄지면 서울이 수도가 돼야 한다"며 "통일을 찬성하지만, 공산 통일이 아니라 자유 통일이어야 한다. 공산 통일을 목숨 걸고 막아 내겠다"고 말해 ‘안보 시장’이미지를 굳혔다.

이어 "이 정부가 자유를 찾아 넘어온 북한의 젊은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려 하고 있다"며 "이 또한 김문수가 목숨을 걸고 막아 내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거듭 송환을 요구해온 집단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정을 주도해 왔다고 언급, "자기 식구(시민단체 출신)들을 시청 6층에 취직시켜 '6층 마피아'란 소리를 듣고 있다"며 "내가 시장이 되면 이들부터 몰아내겠다. 이제 박 후보는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한 성신여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대학생들과 티타임을 하며 "여성의 일자리를 늘리고, 직장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해소하며, 산후 아이 돌봄 시스템 강화 등을 실현해 여성들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 후보 캠프는 박원순 후보의 주택 정책에 대해 날 선 공격을 펼쳤다.

김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7년 동안 공공임대 주택 16만 호를 공급했다고 밝혔는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는 14만 호를 공급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숫자가 바뀐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임대주택 정책과 관련해 치졸한 말 바꾸기, 궁색한 부풀리기, 불 보듯 뻔한 거짓 약속은 그만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제공]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제공]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도 3일 오전 서울 도봉산 입구에서 주말을 맞아 산을 찾은 시민들을 만나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 유니폼을 입고 활동하는 박·김 후보와 다르게 안 후보는 회색 스트레이트셔츠에 청바지를 입어 가벼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 후보는 주말인 2일 송파, 강동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박원순 시장이 취임했을 때 1년에 강력범죄 피해자가 5,900명 정도였는데 3년 만에 9,400명까지 60% 증가했고 그 가운데 90% 이상이 여성”이라며 “화장실 몰카 걱정 없는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밝혀 박 후보를 향한 포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에는 서초구 청계산 입구사거리에서 등산객들과 인사를 한 뒤 송파구 파크데일 아파트 단지에서 마천동 주민들과 타운홀 미팅을 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서울이 바뀌었어야 했는데 7년 동안 바뀐 게 하나도 없어서 제가 확 바꾸기 위해 나섰다”며 “갈등이 있는 현장, 그리고 불편한 현장들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들이 갈등의 현장을 잘 피한다.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번쩍번쩍 빛나는 곳만 찾아다니면서 숟가락 얹는 그런 사람들은 소용없다”고 비판했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도시에 바람이 통과할 길이 없기 때문”이라며 “철길을 전부 공원으로, 숲길로 하면 그 길로 미세먼지가 빠져나간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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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선두를 질주 중인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독주를 막으려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많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안 후보의 단일화 '데드라인'을 사전투표 시작일인 8∼9일 직전으로 본다.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돼 단일화 효과가 줄어든 상황에서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마치는 사전투표일마저 넘길 경우 단일화는 하나 마나 한 일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김·안 후보가 "박원순 시장은 안 된다는 생각이 서로 같다"는 의견일치를 봤을 때만 해도 순탄하게 접점이 찾아지는 듯했던 단일화 이슈는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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