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유코 여사도 위령비 참배 동행
尹 "기시다 용기있는 행동
한일 글로벌협력 심화"
기시다 "한일관계,세계평화에 중요"
피폭자도 참석, 참배현장 지켜봐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원폭피해자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오전 한일 정성회담을 앞두고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했다.

한일 양국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시다 총리와 유코 여사는 이날 오전 7시 35분께 위령비를 찾아 일렬로 서서 백합 꽃다발을 헌화하고 허리를 숙여 약 10초간 묵념하며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도했다.

기시다 총리 부부는 이날 오전 7시32분께 평화기념공원에 먼저 도착해 윤 대통령 부부를 기다렸다. 기시다 총리는 검정 양복에 검정 군청색 계열 넥타이를 메고 있었고, 유코 여사는 흰 재킷에 검정 원피스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전 7시35분께 평화기념공원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모두 검정 정장 차림이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위령비 앞으로 이동, 각 1개씩의 꽃다발을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헌화하고 묵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한 차례 더 목례했고, 원폭 피해자들에게도 인사했다.

양국 정상의 참배 장면을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권준오 현 한국원폭피해특위 위원장 등 10명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이 지켜봤다.

참배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이충면 외교비서관, 특별 수행원인 국민의힘 김석기·신지호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일본 측에선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대신,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 장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아라이 마사요시 총리비서관, 야마다 시게오 외무심의관, 후나코시 다케히로 아시아대양주국장, 오노 켄 북동아1과장 등이 자리했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 투하로 목숨을 잃은 한국인의 영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시설이다.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이 폭발했을 당시 한국인 약 5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히로시마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G7 정상회의 결과를 토대로 한일간에도 경제안보를 비롯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협력이 더욱 심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한 일을 언급하며 "우리가 함께 참배한 것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 총리님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연합]

기시다 총리 역시 회담 직전 윤 대통령과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에 헌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일관계에서도,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 투하로 목숨을 잃은 한국인의 영혼을 달래는 추모 시설이다.

위령비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히로시마본부 주도로 1970년 4월 설립됐다. 높이 5m로 한국에서 제작한 뒤 히로시마에 옮겨 세웠다.

위령비에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를 '인류 최대의 참극'으로 규정한 글이 새겨졌다.

이번 공동참배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제안하면서 이날 이뤄졌다. 윤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는 역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며, 한일 정상의 공동참배도 역대 처음이다.

일본 총리 중에는 오부치 게이조(1937∼2000)가 1999년에 참배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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