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일본 히로시마에서 보게 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 히로시마로 올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 대면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강한 희망을 표명해 왔다"면서 "정상회의 전체 의제와 일정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최종일은 21일에 G7 정상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세션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G7과 초청국 정상이 함께 하는 평화와 안정에 관한 세션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과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는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이날 오전 사우디 제다 공항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 측 항공기를 이용하며, 이날 저녁쯤 히로시마에 도착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을 최초로 방문하게 된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온라인으로 G7 정상회의에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점령 지역 탈환을 위해 대반격을 앞두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설명하고 지원을 적극 호소하기 위해 일본까지 오는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대반격의 명분 확보와 지원 호소를 위해 독일, 영국, 이틸리아, 프랑스 등 서유럽 우방국들을 잇따라 방문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각국 정상들과 개별 회담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투기 조종사의 F-16 조종 훈련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왔던 F-16 전투기 지원이 이뤄질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을 방문해 위령비 헌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핵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무기의 위험성을 간접적으로 경고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등 서방 주요국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전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최근의 국제 정세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채 전쟁 종결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는 사태를 저지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폭탄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과 함께 핵무기 사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들에게 지원 강화를 직접 요청함으로써 대반격을 성공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정상들에게서도 지원을 얻으려 할 것"이라 봤다.

인도 매체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와도 회담할 것이라고 전한 상황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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