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과 80분 면담 후 美北 정상회담 확정
"美北회담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그러나 미국은 어떤 합의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
"김정은 체제 아래 개혁 가능하다고 생각...終戰선언 가능한 일"
"북한도 비핵화 원해...하나의 국가로 발전하길 원한다"
"對北경제 지원은 韓,日,中 주변국의 몫...미국은 돈 지불하지 않을 것"
"대화국면에서 신규 대북제재는 없어...그러나 北비핵화 할 때까지 제재 계속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만나겠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어떤 합의에 서명하는 회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과 대화 국면에서 신규 대북제재를 추가로 가하지 않겠지만,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까지는 현재의 대북제재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추후 한국과 일본, 중국이 북한에 경제지원을 할 것이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을 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북회담을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철과의) 만남이 매우 잘 진행됐다"며 "서로 알아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북회담은 하나의 절차"라며 "나는 한번의 만남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것은 하나의 절차가 될 것이다.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고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하나의 국가로 발전하길 원하며 그렇게 되리리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일본과 한국 역시 이 문제에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은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북회담을 시작이 될 것"이라며 자신은 한 번의 만남으로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매우 많은 국가들 간의 적대감과 갈등, 증오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에 단 한번의 만남을 통해서는 아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진정성을 이유로 회담을 취소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들은 내가 회담을 취소했다고 보도했지만 나는 회담을 취소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매우 강력한 성명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은 완전히 끝났으며 이제 우리는 협상과 절차들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을 6월 12일 만날 것"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는 매우 성공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과 어떤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합의는 오는 6월 12일에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은 회담에 참여해 어떤 것에 서명할 계획은 없으며 처음부터 이런 계획은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에게 "시간을 가져라. 일을 빨리 진행할 수도 느리게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북한 역시 어떤 일이 생기길 바라는 것 같다.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느냐는 추가 질문에 거듭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영철에게 솔직하게 '미국은 매우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재는 현재 상태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현재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할 것"이라며 "미국은 돈을 지불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역시 북한을 도와주려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북한과 이웃국가지만 미국은 6천 마일이나 떨어져 있으며 이웃국가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회담에서 6.25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과 종전(終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전쟁은 70년 동안 지속됐고 이는 아마도 가장 오래 지속된 전쟁일 수 있다. (종전선언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문제를 회담에 앞서 논의할 것"이라며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 안정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실히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일이 끝났을 때 끝난 일로 만들 것이며 다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북한은 훌륭한 국가가 될 잠재력이 있으며 한국과 일본, 중국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체제 아래 북한이 개혁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체제 아래 개혁이)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은 훌륭한 국민이고 매우 훌륭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영철에게 미국은 수 백 개의 새로운 대북제재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철이 요청하지 않았지만 북한과의 대화국면이 끝나버리는 시기가 오지 않는 이상 신규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친서에 답신을 보냈느냐'는 질문에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의도적으로 김정은의 편지를 김영철 앞에서 꺼내 읽어보지 않았다"며 "(편지를 읽어본 뒤) 크게 놀라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찾은 김영철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한인권 문제 역시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인권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논의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집무실 밖으로 나와 김 부위원장과 사진 촬영을 하고 손을 흔들며 김 부위원장의 차량을 배웅했다.

면담은 이날 오후 1시12분께 백악관 집무동 앞에 차량으로 도착한 김 부위원장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안내를 받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됐다.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오후 2시 35분까지 80분간 대화를 나눴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백악관을 방문해 미국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빌 클린턴 대통령 면담 이후 18년만에 처음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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