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일부 유용 의혹 증폭 돼
8년 동안 매출액만 20억 이상 추정
신고한 금액과 실제 매출 차익은 어디로?
보훈처, "승인없이 진행된 사업은 행정처분 대상이다"

월남전참전자회가 보훈처 승인 없이 운영 중인 안양시 주차장 관리 초소 사진.[사진=임국주 기자]
월남전참전자회가 보훈처 승인 없이 운영 중인 안양시 주차장 관리 초소 사진.[사진=임국주 기자]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회장 이화종)가 보훈처의 승인도 없이 수십억대 사업을 진행하고 매출액 중 일부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참전자회 경기지부는 2016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8년 동안 안양시 산하 안양도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해 안양시 핵심 4개 도로에서 공영유료주차장(노상) 운영사업을 진행 중이며, 안양지회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훈처에 공개된 월남전참전자회 수익사업현황에는 주차장 관련 사항은 없다.[사진=보훈처 누리집]

보훈처 복지사업심의위원회에 수익사업 신청하지 않아, 위반 시 행정처분 가능

먼저 수익사업의 승인에 관하여 살펴보면, 참전유공자법 24조의 3(수익사업의 승인)항에는 공법단체인 참전자회가 수익사업 진행 시 보훈처 복지사업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

또한, 참전자회 정관 5조(사업)에도 제한적으로 수익사업은 가능하나 보훈처 심의를 통과해야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참전자회는 이를 무시했다.

주차장을 관리하는 초소에 버젓이 ‘월남전참전자회’가 표기되어 있고, 계약도 참전자회 경기지부와 공식적으로 체결했기 때문에 이는 참전자회의 공식 수익사업으로 볼 수 있다.

계약을 체결한 경기지부에 관련 사실에 대하여 문의하자 관계자는 “보훈처 심의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중앙회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계속) 회의 중이다. 경기지부에 물어봐라. 저희 쪽(중앙회)이랑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훈처 관계자는 “주차장 관련 사업은 보고와 승인 과정이 없었으며, 위반 시 절차에 따라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했다.

월남전참전자회 경기지부가 계약한 경기도 안양시 주차장 모습.[사진=임국주 기자]
월남전참전자회 경기지부가 계약한 경기도 안양시 주차장 모습.[사진=임국주 기자]

연간 위탁료 1100만 원 내고 2억3천여만 원 벌어

주차장은 안양시 평촌역 주변과 동안로 등으로 총 4개 도로 266면으로 안양 도시공사 누리집에는 공개되어 있으나, 현장 확인 결과 공사 중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 실제 주차장 면수는 그보다 적은 160여 면 가량으로 파악됐다.

주차장 운영사업에 대해 안양도시공사에 문의한 결과 관계자는 “월남전참전자회 경기지부(안양지회가 위탁운영)와 2년 단위로 계약하되, 위탁료는 매년 직전 3개년 평균 매출과 운영비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서 회계 분야에 대해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매출액은 연간 2억4600만 원이고, 2023년 위탁료는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것을 기준으로 1100만 원으로 책정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인건비를 제외한 관리비(운영비 등)만 연간 7000만 원 ~1억여 원으로 추정된다.

주차장 2곳의 매출액 추정치(주차면수*1일 주차시간*주당 주차일수*연 52주*시간당 요금*주차 비율 70%).[그래픽=임국주 기자]

실제 매출액은 최소 3억~5억 대 추정, 사라진 매출액은 어디로?

운영 중인 주차장 2곳(4개 도로)은 시간대와 요일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주당 40시간을 운영 중인 동안로 일대 2개 도로(주차장 83면)는 주변에 사무실이 많아 온종일 빈 곳을 찾기 힘들었다.

또 다른 주차장인 평촌역 일대 2개 도로(주차장 76면)는 오전 10시~저녁 8시(월~토)까지 주당 60시간을 운영했는데, 이곳은 먹자골목 핵심에 위치해 오전에는 빈 곳이 많았으나 오후부터 주차 차량이 늘기 시작해 저녁에는 거의 만차에 가까워 주차할 곳을 찾기 힘들었다.

참전자회 안양지회가 관리하는 주차장 초소에 부착된 요금표.[사진=임국주 기자]
참전자회 안양지회가 관리하는 주차장 초소에 부착된 요금표.[사진=임국주 기자]

4개 주차장은 1급지로 1시간 주차요금은 1500원이다. 이를 근거로 평균 주차대수와 면수, 시간당 요금을 계산해 매출액을 추정해 봤더니 공사에 보고된 금액과는 차이가 있어 보였다.

차량 1대당 1시간 주차를 기준으로 주차비율에 따라 연간 매출액을 추정해보면 ▲40% 주차 시 2억4586만 원 ▲50% 주차 시 3억732만 원 ▲60% 주차 시 3억6878만 원 ▲70% 주차 시 4억3025만 원 ▲80% 주차 시 4억9171만 원으로 볼 수 있다.(만약 차량이 1시간 이상을 주차 하면 요금은 3배~10배 이상 증가한다) 

참전자회는 연간 2억 원대로 공사에 보고했지만, 실제 추정 매출액은 최소 3억 원대에서 최대 5억가량으로 보인다는게 현지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의 계산이다. 신고 외 실제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주차장 영수증에는 월남전참전자회의 약칭인 '월참'과 해당 주차장 위치,  대표자(안양지회장) 등이 적혀 있다.[사진=임국주 기자]
주차장 영수증에는 월남전참전자회의 약칭인 '월남참전'과 해당 주차장 위치(1초소), 대표자(안양지회장) 등이 적혀 있다.[사진=임국주 기자]

주차장 관리인은 휴대용 카드단말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왜 카드단말기를 사용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예전에 하도 현금을 삥땅(요금을 가로챔) 친다고 해서 카드 위주로 일하고 있다. 요즘은 빼돌리기 힘들다”고 답했다.

계약 주체인 경기지부에 문의하니 관계자는 “매달 안양지회에서 통장 사본까지 보고가 올라온다. 중앙회에 그대로 보고한다. 현지 점검도 했지만, 매출 누락은 모르겠다. 잘 정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 매출 중에 현금은 20% 정도 된다”라고 답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현금 매출을 전체 매출액 중 10% 정도로 보고 있으며, 매출은 신고한 내용으로만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화종 회장 취임 후 담당 간부 교체하고, 매출액을 숨겨 몰래 상납 의혹 제기

이 사실을 아는 참전자회 회원 A 씨는 “주차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2016년부터 엄청나게 수익이 남아 주요 간부가 몰래 위로 상납하기도 했다는 설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이화종 회장이 취임 후 기존 지회장(최 모 씨)을 내보내고 새로 측근(이 모 씨)을 임명해 관리하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참전자회 중앙회에 8일부터 18일까지 수차례 연락했으나 “나중에 통화하자, 회의 중이다, 지부에 문의하라”며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책임자에게 전화 달라고 전달을 요청하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

한편, 참전자회 정관 규정 16호에는 사업 추진 시 회장에게 계획 및 사업제안서 작성해 보고하고, 심의를 요청하게 돼 있으며, 실적을 보고하라고 적혀 있다.

여기에 더해 ▲중앙회 총괄사업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사업 수행, 매월 보고 ▲회장 승인받아 시행, 모든 수익금은 본회가 총괄 관리·운용 ▲수익금은 해당 사업 참여 회원 우선배분 ▲잔여 이익금은 회원복지 및 본회 직원 복지 재원 활용 ▲잔여수익금은 본회 복지기금계좌로 입금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광주=임국주 기자 kjyim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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