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 '절망', '몹쓸나라', '죽은자만 아름답다' 선동하는 더러운 역사 끝내야"
광화문 세월호천막 철거도 주장하며 "꼭 노숙 추모해야한다고 보지 않아"
朴정부에 '세월호 정쟁' 일으키던 與野 3당 "지지율 폭락에 정신줄 놨나" 비난
김문수 측 "혐오발언이라니…'권력형 사고' 선동했지만 전말 밝혀져, 정쟁 그만"
서울광장 '퀴어축제' 폐지 재차 공언도…"시장 된다면 절대 허락 안할 것"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누가 지금 젊은이들에게 헬조선을 말하나. 누가 지금 젊은이들에게 절망을 가르치나"라며 '비관주의 확산'을 경계하고 "세월호처럼 저렇게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 물러가라!"라고 일갈했다. 이후 정치권에 파장이 이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는 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서울역 앞에서 연 '필승 출정식'에서 "이 세상에 불평 불만을 가르치고, 선동하고, 젊은이들에게 절망을 선동하고, 우리 대한민국이 몹쓸 나라라고 자살을 부추기고, '죽은 자들은 무조건 아름답다'고 하고 산 자들은 욕되다고 하는 더러운 역사를 우린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지난 5월31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필승 출정식'을 열고 연설하고 있다.(사진=김문수 후보 페이스북)
김문수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지난 5월31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필승 출정식'을 열고 연설하고 있다.(사진=김문수 후보 페이스북)

김 후보는 출정식 후 한 언론의 관련 질문에 "세월호는 이제 저 정도 됐으면 끝내야지 저걸 계속 광화문 광장에 대한민국 상징이 세월호처럼 돼선 안 된다"고 답변했다.

또한 "세월호 유족들도 저렇게 있으면 건강에도 안 좋다. 이제 한 4년 지났으니 이제 다른 데에서 추모하는 게 좋다고 본다. 꼭 광화문 광장에서 노숙 상태로 추모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전임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여론에 편승, 확대재생산하던 정당들은 일제히 논평을 내 김 후보를 공격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가 지지율 폭락에 정신줄 마저 놓았느냐"며 "세월호를 '죽음의 굿판'과 '죽음의 관광'으로 빗대는 망발을 선거운동 첫날 일삼았다. 믿을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난햇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성을 상실한 김문수 후보는 더 많은 시민들께 상처 입히기 전에 석고대죄하고 후보사퇴하기 바란다", 민주평화당 장정숙 대변인도 "김문수 후보는 당장 세월호 유족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했다.

좌파진영을 중심으로 비난이 잇따르자 김 후보 대변인실은 "이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은 혐오 발언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것이 어째서 혐오 발언인가. 혹시 아직도 문제를 비뚤어진 눈으로 보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 대변인실은 "대한민국 정부는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고에 대해 엄청난 돈을 들여 배도 인양하고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도 만들어 조사를 했다. 권위 있는 기관에서 시뮬레이션도 거듭했다"며 전임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어 "그간 세월호 사고가 마치 (고의로 일으킨) '권력형 사고'인 양 선동하고 애통해하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악용했지만, 이미 재판결과에서 드러나듯 안전운항 책임자인 세월호 선장 및 항해사들의 잘못임이 드러났다. 과적(過積)과 평형수 부족을 검사하는 사람들의 직무유기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이를 정치투쟁의 호재로 삼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사유로 삼기도 했지만, 특별한 사안이 드러난 것이 없다"며 "세월호 사고는 모든 전말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 일부 세력의 세월호 사고 선동, 더 이상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 측은 또 "그간 우리는 북한 김일성의 6.25 침략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아픔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위대한 나라로 발전시켜 왔다. 아픔을 되새기며 슬픔을 확대재생산하지 않았다"며 "부모가 돌아가셔도 일정 기간 애도기간을 지나면 슬픔은 마음 속에 간직하고, 돌아가신 분들은 보내드리고 일상생활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위해 열심히 뛴다"고 발언 취지를 재차 강조했다.

한편 김 후보는 출정식 직후 기자들을 만나 '퀴어 축제 폐지'를 재차 공언하기도 했다.

'최근 동성애가 에이즈와 출산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그게 사실이다. 의사들한테 물어보면 안다"고 답했다. 그는 "동성애는 많은 질병과 문제를 일으킨다"며 "서울시장이 된다면 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축제를 반드시 폐지할 것이다. 절대 허락 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KBS 초청 TV 토론회에서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을 거론하면서 "동반자 관계 인증제를 한다는데 그것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년간 지원 중인 퀴어 축제와 동성애를 인정하는 제도 아니냐"며 "동성애가 인정될 경우 과연 에이즈는 어떻게 감당하고 출산문제는 어떻게 할지 참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후보는 "인권을 저버리게 하는 혐오 발언에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반응했다.

김 후보는 이보다 하루 전인 2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도 박원순 후보를 향해 "7년도 지겨운데 11년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민을 만난 적이 없다"며 "박 후보가 서울광장에서 퀴어 축제를 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서울광장에서 공개적으로 동성애 행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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