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회담 재개이유 묻는 JTBC 기자에게 "손석희 선생은 잘하던데…무례하다" 훈계
"달라진 시대적 요구 맞게 질문해라"
회담 전망 묻자 "안되길 바라냐"…美北회담엔 "싱가포르 가서 질문하소"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1일 남북 고위급회담에 나선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앞서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것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친(親)정부 종편' JTBC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과 대조하며 "왜 그렇게 질문하냐"고 훈계했다.

리선권은 1일 오전 9시30분쯤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향하던 중 "내려오느라 고생 많으셨다"는 한국 측 기자 질문에 "고생이야 뭘"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한 기자로부터 회담 재개 관련 "북측이 고위급 회담 연기 이유로 내세웠던 '엄중한 사태'가 해결이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 16일 북한은 고위급 회담을 당일 '무기한 연기'하면서, 회담 개최 논의 전부터 시작된 한미 공군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를 문제삼았다. 리선권은 다음날인 17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고 밝힌 바 있다. 

3초 정도 침묵하던 리선권은 "기자 선생들이 질문하는 거는 여러 가지 각도에서 할 수 있다"면서도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질문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엄중한 사태가 어디서 조성된 걸 뻔히 알면서 나한테 해소됐냐고 물어보면 되나"라며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북남 수뇌 상봉도 열리고 판문점선언도 채택된 이 마당에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질문이 진행되(어야 하)고, 뭔가 불신을 조장시키고 오도할 수 있는 질문을 하면 안 된다"면서 질문한 기자에게 불쑥 '소속'을 물었다.

"JTBC"라는 답변에 리선권은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거 같은데 (당신은) 왜 그렇게 질문하오? 앞으로 이런 질문은 무례한 질문으로 치부할 수 있습네다"라고 엄포를 놨다.

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냐는 물음에도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왔는데 어떻게 될 건지 뻔하지 않나"라면서 "아주 잘 될 게 분명하지. 기자 선생들은 잘 안되길 바라오?"라고 시비를 걸듯 반문했다.

주요 회담 의제에 관해 다시 묻자 "그래서 회담을 공개적으로 하자고 (남측 대표단에) 제안해보려 한다"고 반응했다.

그는 판문점 통일각에서 진행돼온 미북간 실무회담에 대해서는 "저하고 상관없는 일"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싱가포르에 날아가서 질문하소. 여긴 판문점이라고"라고 퉁명스럽게 응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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