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 실무회담 일정 확정하고 "판문점선언 차질없는 이행에 노력" 강조
6.15 공동행사 "南에서 개최"→"방안 모색"으로 후퇴…北核 논의는 '全無'
14일 군사회담, 18일 체육회담, 22일 적십자회담 일정도 확정

1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1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이 1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단에 설치하기로 하고 조속히 가동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당초 북측에서는 2000년 첫 정상회담을 기념한 6·15공동행사를 우리나라에서 열자고 제안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개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앞서 1일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55분간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전체회의에서 남북은 6·15공동행사,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 측은 회담에서 남북이 신뢰와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판문점 선언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북측에 전하며 주요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판문점선언에서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공동연락사무소와 관련 "선언 이행의 첫 사업으로 개성공단 내에 설치하고 조속히 가동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북측도 개성공단 내 시설이 상당 기간 사용하지 않아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필요한 사전 준비를 거쳐 최대한 빨리 개소하자고 밝혔다.

정부는 6·15 남북공동행사에 대해선 당국과 민간이 함께 추진해 나가자고 했고, 북측은 "당국, 민간, 정당·사회단체, 의회 등의 참여하에 남측 지역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지만 추후 미개최로 가닥을 잡았다.

이 밖에 남측은 산림협력도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뜻이 있음을 전달했고, 동해선·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관련해선 우선 남북 간 공동 연구 및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장성급 군사회담, 적십자·체육회담, 산림, 철도·도로 실무회담 등 분야별 실무회담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북측에 표명했다.

북측도 분야별 후속 실무회담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이날 회담에서 장소와 날짜를 확정하자는 입장을 전해왔다. 양측이 판문점 선언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는 점을 강조했다고도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날 회담에는 정부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이 대표로 나섰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부위원장 등 5명이 대표단으로 나왔다.

정부 당국자는 "양측은 진지하게 상호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후 상대측 제안을 검토하기 위해 오전 전체회의를 마쳤다"면서 "이후 회의 일정은 남북 연락관 협의를 통해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측은 수석대표간 접촉을 마치고 오후 1시부터 공동보도문안을 협의, 오후 늦게 발표했다. 발표 전 알려진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단에 개설하기 위한 실무 대책을 세우기로 했지만, 6.15 공동선언 기념식의 경우 "18돌을 의의있게 기념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선에서 그쳤다.

이밖에 이달 14일 판문점 통일각 '장성급 군사회담', 18일 남북체육회담, 22일 남북적십자회담 등 일정을 확정하고 철도·도로·산림 협력 분과회의 및 북측 예술단의 내한 공연에 관한 협의를 문서교환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고위급회담을 정례화하고 부문별 실무회담 추이를 보면서 개최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음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 전문(全文)

남과 북은 2018년 6월 1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을 진행하였다.
 회담에서 쌍방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실천방안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히 열어나가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당국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남북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가까운 시일안에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업지구에 개설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우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 발표 18돌을 의의있게 기념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문서교환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부문별 회담들을 조속히 개최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국방장관회담 개최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장성급군사회담을 6월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가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남북통일농구경기와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공동진출을 비롯한 체육분야의 교류협력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체육회담을 6월 18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가지기로 하였다.

③ 쌍방은 이산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6월 22일 금강산에서 가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10.4선언에서 합의된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의 연결과 현대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철도 및 도로협력 분과회의와 산림협력 분과회의, 오는 가을 북측 예술단의 남측 지역 공연을 위한 실무회담 등의 개최 날짜와 장소는 차후 문서교환을 통하여 확정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고위급회담을 정례적으로 개최하여 판문점 선언 이행을 총괄적으로 점검하고, 부문별 실무회담 진행과정을 보아가며 차기 고위급회담을 가지기로 하였다.

2018년  6월  1일
판 문 점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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