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원장 박수영) 주최로 9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 1주년 노동개혁 성과와 향후 과제'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2023.05.09(사진=조주형 기자)
여의도연구원(원장 박수영) 주최로 9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 1주년 노동개혁 성과와 향후 과제'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2023.05.09(사진=조주형 기자)

국민의힘이 9일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교육·노동·연금개혁) 중 '노동개혁'에 관한 심층진단에 나서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법치주의 확립 기조를 노동개혁에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가 개혁의 중핵적 과제로 모아진 것.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원장 박수영)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228호)에서 <윤석열 정부 1년, 노동개혁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정책 세미나가 열고서 지난 1년간의 노동정책을 평가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모아진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공통주장은, 일명 'MZ노조'로 알려진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위원장 송시영)에서 비롯됐다.

먼저 이와 같은 주장의 배경은, 법치주의 확립이라는 기본적인 관점에 기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강조한 송시영 노조위원장은 이날 그간 희미해져 왔던 "노조운영비는 노동자들이 흘린 피땀의 일부인 만큼 노조는 이 소중한 대가를 증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라는 점을 다시금 조명했다.

송시영 위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 운영비로 회계 부정을 저지르거나 장난치는 것은 이미 노조로서의 의무와 기본을 상실한 것"이라며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노조 회계는 그 어떤 조직보다 깨끗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명 '요즘 세대 노조 위원장'으로 통하는 송시영 위원장의 주장을 종합하면,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운영되는 노조가 오히려 회계운영 상 투명하지 못하면 이는 오히려 노동자들의 권리와 그들을 위한다는 명분을 스스로 상실하는 행태라는 것으로 모아진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법치주의 확립'을 내세우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이 성공하려면 어떤 전략과제가 있을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경남지역본부가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 가포신항 정문 주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2022.11.24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경남지역본부가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 가포신항 정문 주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2022.11.24 (사진=연합뉴스)

#1.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 지속성·공감대 확장 위해 새로운 대화틀 필요"

다음은 노동정책 진단평가 세미나 발제에 나선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이야기다. 먼저 그가 제시한 노동개혁 성공을 위한 전략과제는 2가지인데, 노동개혁 전략과제 추진을 위한 전제 조건은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어젠다(의제), 그게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 및 공론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성희 위원은 이날 "개혁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를 조금씩이라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위한 선행 과제로 그는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들이 희망하고 지지하는 노동개혁 추진이 필요하다"라며 "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사단체는 각각의 집단적 이해를 앞세우기에 자율적 타협이 쉽지 않은 만큼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면 이것이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하여 실질적 추진 동력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왜 필요한지,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며 "그에 따른 노동개혁 효과가 체감되어야 노동개혁 추진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형성되고 그래야 지속적인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희 위원은 "설사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와 공감대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국민적 관심과 지지는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다만, 이는 중장기 추진과제인데, 뚝심있께 추진하려면 법치주의 집행을 통해 노사 불법행위를 근절하면서 노조의 회계투명성을 제고하는 등의 성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전술한 송시영 노조위원장의 '노조 회계 투명성 확립'이라는 과제를 이성희 연구위원도 언급한 것이다. 이성희 연구위원은 이날 "법치주의 개혁을 확실히 추진해야 하는데, 이번 만큼은 확실하게 개혁한다는 신뢰를 확보해야 하겠으며 이를 위한 노사정 대화 추진의 노력도 함께 병행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으로는, 단순히 밀어붙이기 식 노동개혁 추진이 아니라 '개혁 필요성 공론화'에도 주력해야 한다는 점이 관건이다. 그는 "노동개혁을 왜 절박하게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론화, 국민들이 꼭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노동개혁 이슈로의 전환이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국민공론화와 노사정의 실질적 참여 및 협의 추진 원칙을 통하여 노사가 모두 적극적으로 정책협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정부가 먼저 법개정안을 제출하면 노사정 정책협의를 통한 공론화가 어려워지고, 여소야대 상황하의 국회에서는 입법부 지형상 법개정 절차가 진행되기 어려워져 종국적으로 국민적 관심을 환기하기가 어려워진다"라며 "충분한 공론화도 함께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 공론화를 위한 노사정 협의틀 구축이 필요하다"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가 언급한 '새로운 노사정 협의틀'로는, 현재 노사정 직접 협상구조 형태로 가동중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김문수)가 전술한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기에 실질적 공론화에 있어 제한이 있기에 "새로운 노사정 사회적 대화틀 구축이 필요하다"라는 설명이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6일 정부대전청사 남문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중리네거리로 이동, 대한통운 대전지사까지 행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2009.5.16(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6일 정부대전청사 남문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중리네거리로 이동, 대한통운 대전지사까지 행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2009.5.16(사진=연합뉴스)

#2. MZ위원장 포함 전문가들 "국민적 공감대 지속 마련 위한 과제 추진 필요"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이날 발제에 이어 토론에 나선 이는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수진 고용노동부 노동개혁총괄과장,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이다. 이번에는 이지만 연세대 교수의 이야기다. 

이지만 교수는 이날 "상식과 공정에 입각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헌법적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는데, 후속조치 추진 과제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동개혁 추진"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희 연구위원과 마찬가지로, 노동개혁이 노사 및 세대 간 이해관계가 첨예화되는 사안인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공동노력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그래야 이 과정,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불식시킬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 균형잡힌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권 차원에서, 이런 중장기적인 어려운 과제를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밝힌다"라고 평가했다.

김수진 고용노동부 노동개혁총괄과장도 "이를 위해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한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그 사례로 노조 회계 투명성 기반을 강화하기 위하여 노조 회계자료 비치 자율점검 및 노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토론회 좌장으로는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국회의원)이 맡았고,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김수진 고용노동부 노동개혁총괄과장,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이,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과 이윤식 여의도연구원 연구실장 등 각계전문가 50여명이 함께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 축사에 나선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날 "진정 노동자를 위한 노동개혁 추진을 위해 윤석열 정부는 성과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3대(노동·연금·교육)개혁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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