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모두 건너뛴 尹
대통령실, 서울 시내에 3D 전광판 띄워 취임 1주년 맞이
전날 국민의힘은 취임 1주년 사진전 열어 기념하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출근길 약식문답(도어 스테핑) 중단 이후 언론과 접촉을 꺼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서울 시내 3D 전광판을 통해 취임 1주년 미디어아트 영상을 송출한다고 밝혔다. 전날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1주년 사진전'을 열어 정권교체와 지난 1년 동안 정부·여당의 성과 등을 기렸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일부 언론에 "1주년 당일 문화행사 이외에 별도 일정이 없다"면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은 없을 것이라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2일 윤 대통령이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어 별도 기자회견을 가질 필요성이 줄었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도 당일 오찬간담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해 "(개최를 할지) 생각을 해 보려고 한다"면서도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무엇을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놨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윤 대통령의 성과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부터 내달 8일까지 서울 강남 및 종로 일대에서 3D 아나몰픽(Anamorphic. 착시 효과로 입체감을 극대화하는 기법) 방식으로 제작된 '국정비전 국민공감' 영상을 송출한다고 밝혔다. 1일 기준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케이팝 스퀘어에 55회,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K컬처 스크린에 50회, 중구 조선일보 건물에 208회씩 각각 송출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작한 이번 영상에는 '대한민국이 다시 날아오릅니다', '대한민국이 다시 움직입니다' 등의 키워드가 제시된다. 윤 대통령을 상징하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이름표를 붙인 우주비행사 장면도 나온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실은 "이번 3D 영상이 국민에게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나라가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배포한 대통령실은 지난 8일에는 유튜브 채널 '윤석열 TV'를 통해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위한 대통령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정운영의 소회와 성과를 직접 밝히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여서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은데도 조선일보라는 특정 매체와 단독 인터뷰로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한 것이었다. 당시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다른 매체와도 인터뷰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성사된 바 없었다. 이번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생략한 대통령실은 향후 소규모 간담회를 비롯해 소통의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양한 국정 현안에 대해 언론으로부터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기자회견 형식은 아니다. 일각에선 "1987년 이후에 취임 이듬해 신년 기자회견과 1주년 기자회견을 모두 건너뛴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뿐"이라며 윤 대통령의 대언론 소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사진展 - 다시 경제다!'를 열었다. 국민의힘이 선보인 사진은 총 42장으로 지난해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사진, 지난해 8월 11일 침수 피해가 극심한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지도부 사진, 올해 3월 16일 도쿄의 한 식당에서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맥주잔을 부딪치는 사진, 올해 4월 26일 윤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 발표 후 악수를 나누는 사진, 올해 5월 4일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행사에서 윤 대통령이 아이들을 데리고 용산어린이정원에 입장하는 사진 등이 소개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취임식 당일) 여러분 기억하실 텐데 여기 마른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다들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이 정말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 5년 비정상이 횡행하고 목소리 크면 모든 게 해결되는 '떼법'의 시대를 벗어나서 이제는 상식과 공정이 세워진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열망이 윤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그런 열망에 하늘께서도 응답하셨는지 무지개를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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